[시론] 증시 활력 되살리려면..黃善雄 <중앙대 사회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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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증시가 내우외환으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발 악재가 세계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우리 증시의 체질개선도 아직은 완벽하지 않아 외풍을 효과적으로 극복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즉 미국 기술주들에 대한 예상경영실적이 하향조정되고,미국 법무부가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의 독점금지법 위반여부를 조사한다고 하여 미국을 비롯한 각국 증시가 영향을 받았다.
우리 증시도 예외가 아니었는데,이는 미국과의 동조화 현상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증시침체 상황에 대한 책임을 모두 외부로만 돌려서는 안된다.
그 동안 정부는 외환위기라는 큰 시련을 극복하고자 노력했고,그 결과 외국투자자들은 우리 경제의 노력을 평가하기 시작했으며,우리 증시의 투자가치는 높아졌다.
하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다.
왜냐하면 각종 게이트로 나타난 벤처비리들,주가조작이나 부실회계,부실공시 등 우리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사례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투자자금의 조달터전일 뿐만 아니라 대부분 경제활동의 무대가 된다.
따라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인식의 출발은 무엇보다도 투자자들의 투자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서 자본시장이 어떤 기능을 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하는가가 돼야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한 저평가현상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지니고 있는 잠재가치가 실현되도록 하고,그러한 가치가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한치의 에누리없이 적정가격이라는 표상으로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그리고 시장 모두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의 1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어느 정도의 고생·시련을 겪어봐야 하듯이,모든 부문에 경쟁원리를 도입해 생존능력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시장의 효율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규제는 더욱 강화돼야 하지만,시장기능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는 없어져야 한다.
증권시장에서 효율성이 확보되려면 무엇보다도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시장참가자 모두에게 차별없이 전달돼야 된다.
증권시장은 투자자들의 참여를 통해 증권가격,즉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평가해 나가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불공정거래와 주가조작 등 불건전 투자관행이 횡행하는 한 투자자들의 신뢰회복은 공염불일 수밖에 없고,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시장이 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기업은 기업지배구조의 개선,회계의 투명성 확보,공시의무의 철저한 이행,그리고 연구개발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힘써야 한다.
그러나 우리 증시가 외풍을 이겨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에는 여기에다 시장구조의 선진화라는 한가지가 더해져야 한다.
우리 증권시장은 그 동안 외형적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제는 질적 성장을 추구할 때다.
국가간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세계 자본시장의 흐름이 제대로 파악돼야 하고,관련기관들의 조직과 운영방식이 시장원리의 관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
즉 이용자 위주의 경쟁기관이 돼 우리의 증시가 세계의 모든 시장참가자들로부터 최선의 선택이 돼야 한다.
이 길만이 우리 증시의 활력을 되살릴 수 있고,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돌파를 조기에 실현시킬 수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성취하기 위해서 정부와 시장관리자,기업과 주주들,그리고 주식투자자 모두 혼연일체가 돼 노력해야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궈 4천7백만 대한국민들에게 벅찬 감동과 환희를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온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조련술에도 '기초체력 강화'라는 기본이 자리하고 있다.
shwang@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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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