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터키전의 또 하나 관심거리는 스타일이 판이하게 다른 두 감독 중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이다. 브라질의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주변의 반대가 아무리 심하더라도 한번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는 번복하지 않는 뚝심의 사나이로 유명하다. 반면 셰놀 귀네슈 터키 감독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융통성이 돋보인다. 스콜라리 감독의 뚝심은 브라질 대표팀을 구성할 때부터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브라질 국민들은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발군의 실력을 선보인 '노장' 호마리우를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호마리우도 눈물까지 보이며 대표팀 발탁을 원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그러나 "선수 선발은 감독의 몫"이라며 끝내 호마리우를 선택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귀네슈 터키 감독은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스타일이다. 귀네슈 감독은 스웨덴과의 지역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패,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됐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심기일전해 결국 본선행 막차를 탔다. 귀네슈 감독은 또 이번 대회에서 부동의 스트라이커 하칸 슈퀴르가 부진의 늪에 빠짐에 따라 대체요원을 투입하라는 여론이 높았지만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슈퀴르의 출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그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뚝심과 유연함의 정면 충돌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