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터키를 잡아라.'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터키의 2002 월드컵 4강 진출을 계기로 시장 잠재력이 풍부한 이 지역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터키는 한국전쟁의 참전국이라는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데다 현지 언론들도 '한국은 형제국가'라고 보도하는 등 양국간 우호적 분위기가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터키내 판매법인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연간 실적인 3천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는 등 월드컵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성측은 완전평면TV,프로젝션TV,양문형냉장고,휴대폰,LCD모니터 등 고가 제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올해 판매 목표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사막지역이 많은 터키의 특성을 감안해 신선한 공기와 강력한 바람을 내뿜는 에어컨 '바이오 터보' 등 지역밀착형 제품을 선보여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4강 진출로 터키내에서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추가 거래선 발굴을 통한 매출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에 참전한 터키용사를 초청,터키-브라질 경기를 관람시키는 등 양국간 우호관계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펼친 LG전자도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판매액이 올해 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999년 5천만달러를 투자,에어컨 공장을 설립해 가동중인 LG전자도 현지공장의 수출물량이 올해 1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LG는 터키가 지난해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 들어간 후 내수시장이 침체됐으나 올해는 경기가 되살아나 현지 매출규모가 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는 첨단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디지털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2일자 터키 현지신문인 '스타'지에 '터키를 사랑하는 한국,한국산 상품을 사자'라는 제목의 특집기사까지 게재되는 등 마케팅 여건이 최고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97년부터 터키에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차도 생산규모를 연산 6만대에서 12만대로 늘리기로 하는 등 이 지역을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게다가 터키축구팀은 울산의 현대차연수원에 훈련캠프를 차리기도 했다. 삼성테크윈도 올해 초 터키에 총 7천억원 규모의 자주포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터키는 7천8백만의 인구를 가진 거대 시장"이라며 "월드컵이 혈맹으로 불리는 양국관계를 이어 주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