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그랜트 왈 기자가 24일 한국에 연서(love letter)를 보냈다. 월드컵 취재를 위해 서울을 찾은 왈 기자는 이날 CNN 인터넷사이트에 게재한 칼럼 'A love letter to Korea'를 통해 한국팀의 멋진 경기 스타일과 응원 뒤에 휴지를 줍고 가는 한국인의 질서 등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칼럼을 정리한 것이다. 한국에 온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이 나라는 끊임없이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사실 작년 12월 미국팀이 한국에서 뛴다는 것을 알고 다소 실망했던 게 사실이다. 아마도 일본보다 덜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 나에게 한국은 사랑할 게 많은 나라다. 우선 한국팀의 경기스타일이 좋다. 그들은 기술도 있고 터프하다. 아마 심판의 덕을 보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홈그라운드 이점 정도다. 투덜대는 유럽팀은 이제 자리에 앉아 입을 다물어야 한다. 포르투갈전에서 입이 떡 벌어질 만한 멋진 골로 미국팀이 8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 박지성 선수도 사랑한다. 그는 미국 축구 명예의 전당에 흔적을 남겨야 할 것이다. 한국인의 응원문화도 사랑한다. 공공장소에서 대형스크린으로 경기를 관전한 뒤 자신의 휴지를 줍고 가는 모습도 좋고 그들이 입고 있는 'BE THE REDS'셔츠도 마음에 든다. 이탈리아전에서 한국팀이 승리하자 거리는 인파로 메워졌고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