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남동 독일학교] "필승 독일" 목터지게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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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우리도 붉은 악마였는데 오늘은 한국친구들과 반대편에서 응원하게 되니 미안하기도해요"
한-독일전이 열리는 25일 아침.
서울 용산구 한남동 독일학교.3층짜리 건물 2개,60여평 남짓한 운동장에 유치원부터 중학생까지 전체 82명의 학생을 수용하는 미니 학교가 모처럼 들떠있다.
이국땅에서 모국팀을 맞이하는 설레이는 분위기가 학생들의 복장에서부터 느껴진다.
독일대표팀 복장을 한 학생도 있고 독일국기로 응원복장을 한 학생도 눈에 띈다.
저녁에 벌어질 한-독전 예상평을 하느라 시끌벅적하다.
중3 쏘냐 마이어양(15)은 "여태까지 한국 친구들과 함께 붉은티를 입고 "붉은악마"로 한국팀을 응원해 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팀이 준결승까지 올 정도로 잘할 줄은 미처 몰랐다"며 "오늘은 미안하지만 붉은 티셔츠를 입지 않고 독일팀을 응원할 계획"이라며 웃었다.
재학생중 25명이 차범근 어린이축구학교에서 축구 기본교육을 받고 있을 정도로 축구열정을 어린시절부터 키우고있다.
독일학생들은 그동안 한국전이 있을때마다 광화문 시청 등에 나가서 붉은 악마로 활동했다.
체육교사인 헬무트 보브카씨(44)도 "한국 선수들의 투지와 멋진 플레이는 나 자신이 응원에 참여하게 했을 정도로 높게 사고 싶다"며 "그러나 독일은 골키퍼가 철벽에 가까운데다 보데 클로제 등의 공격도 날로 매서워지고 있어 한국의 승리는 이 정도에서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단언했다.
보브카씨와 학생들은 가족들과 함께 직접 시합을 관전하기 위해 독일 대사관등을 통해 표를 구해 놨다.
독일 학교에서도 한국을 응원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칼 뮬렌탈러군(16)은 "한국은 이미 이태리 포르투갈 등 세계최강의 팀을 깨왔다"며 "독일도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국가가 제기한 심판 판정 논란과 관련,독일 학생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안케 예릭양(15)은 "심판도 인간이므로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이미 승부차기 등에서 명백히 진 게임을 "음모론"같은 것을 제기하며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것은 어른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