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화는 멈추지 않는다.' 이것은 분명 신화다. 목말랐던 첫승.그리고 16강,8강에서 4강의 고지까지. 태극전사의 굵은 땀방울,4천7백만 겨레의 우렁찬 함성. 이것은 용광로처럼 펄펄 끓는 한국의 에너지가 됐다. 그것이 바로 승리의 신화다. 그러나 신화는 멈추지 않는다. 한국의 신화는 월드컵에서 경제로 바통을 넘겨 계속된다. 월드컵으로 세계의 중심에 선 한국.'주식회사 한국'의 브랜드 'Korea'는 이미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젠 태극전사가 아닌 '메이드 인 코리아'가 나서고 있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확산은 해외마케팅의 여건을 어느 때보다 좋은 조건으로 만들어 놓았고,기업들은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전국민이 하나가 됐던 그 힘으로 한국경제는 또 다른 감동의 신화를 만들기 위해 진군나팔을 불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인의 눈길이 서울로 쏠린 25일.한반도는 날이 밝으면서부터 게임이 시작됐다. 경기가 열리는 상암 월드컵경기장 주변은 물론 시청앞 광화문 대학로 등에는 붉은 옷을 입은 응원단이 몰리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동트는 새벽부터 메아리쳤다. 부산에서 광주에서 대구에서 붉은 물결은 전국을 휘감았다. 이날 전국 주요도시 거리에는 7백여만명이 몰려 한국팀의 승리를 염원했다. 지난 경기때와 달라진 것은 '붉은악마' 옷을 입은 외국인이 부쩍 늘었다는 것.상암 월드컵경기장 옆 평화의공원에 '붉은악마' 옷을 입고 응원나온 미국인 제임스 티스버씨(22)는 "미국에서 TV를 통해 한국인들이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특히 응원이 끝난 뒤 깨끗이 길을 청소하는 시민의식은 한국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들었고 그 응원열기를 함께 느끼고 싶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시청 앞에 응원 나온 김광민씨(38)는 "이번 월드컵은 한국인에게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고 전세계인에게는 한국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이제는 월드컵 신화를 한국경제의 신화로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나 기업이 한층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가인지도가 올라가고,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월드컵 바람을 타고 한국상품이 해외시장에서 더 많이 팔릴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한다면 또 다른 한국의 신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