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서 찾는 지혜] 돌고 도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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璇樞無停運
선추무정운
四序相錯行
사서상착행
奇言赫曦景
기언혁희경
今日一陰生
금일일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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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운행은 멈춤이 없고/일년 사계절이 맞물려 도네/한 여름 햇살 눈이 부셔도/오늘부터 서늘한 기운 돌기 시작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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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권덕여(權德與)가 하지(夏至)를 읊은 시이다.
하지는 24절기 가운데 하나로 이날이 되면 낮이 가장 길고 상대적으로 밤이 가장 짧다.
그런데 모든 사물은 극도로 흥성하면 그 때부터 기울거나 시들기 시작한다.
시인은 여름의 정점에서 가을의 도래를 예감하는 것이다.
"권세는 십년을 가지 못하고 열흘 붉은 꽃이 없다(權不十年, 花無十日紅)"라는 말도 있다.
흘러가는 세월을 탓만 하지 말고 그 속에 잉태되는 새 생명을 찬미하자.
이병한 < 서울대 명예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