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이 해외사업의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해외사업 초창기였던 지난해에는 양적 성장에 치중했으나 올들어선 수익을 중시하는 쪽으로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수출계약을 맺은 후에도 거래 상대방이 신용장을 개설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어서다. KT =초고속 인터넷 분야 입찰은 보통 장비와 운영컨설팅, 콘텐츠, 서비스 등 턴키베이스로 부쳐진다. KT는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해외 입찰에서 국내 장비업체들과 컨소시엄을 형성, KT 이름을 내걸고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장비를 1백% 보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고 장비업체들과 수익을 나눠야 해 수익성이 떨어졌던게 사실이다. 서정수 KT 글로벌사업단장(상무)은 "이런 문제들 때문에 앞으로는 장비입찰은 국내 업체들이 직접 자기 이름으로 참여하고 KT는 장비입찰 전 해외사업자들의 광대역 운영 컨설팅과 교육훈련, 콘텐츠 공급 등 관련 서비스를 번들(묶음)로 구성해 해외시장을 뚫는다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밝혔다. KT는 현재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브라질 호주 베트남 필리핀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초고속 인터넷 사업 입찰에 참여하거나 참여를 준비중이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 브라질 호주 등지에서는 장비입찰과 함께 서비스 노하우 수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서 단장은 "지난해 여러 건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지만 신용장 개설 미비 등으로 실제 성사된 계약은 많지 않다"며 "올해에는 내실 있는 해외시장 공략으로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로통신 =올해를 해외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고 면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신규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나로는 지난해 말 베트남 넷남, 말레이시아 PDS테크놀로지, 중국 잉신토쓰, 필리핀 디지텔 텔레커뮤니케이션스 등과 초고속인터넷 분야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하나로는 리스크가 큰 대규모 자본투자 대신 시장 상황에 맞는 단계적 진출을 시도하는 쪽으로 해외사업 전략을 짜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ADSL 기술을 상용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다른 IT(정보기술) 사업자들과 동반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등 동남아 신흥 통신시장이 1차 목표이며 향후 인도 남미 동구권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