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기본' 강조하는 정책제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워싱턴DC에 있는 정책연구소(싱크탱크)들이 주최하는 한국 관련 세미나의 주제나,한국 관련 보고서를 보면 발표나 주장들이 평범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들은 새롭고 특이한 내용을 제시하기보다는,자칫 외면하기 쉬운 기본을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
25일 워싱턴의 대표적 자유주의 정책연구소인 케이토(CATO)연구소의 세계경제자유도 발표회장에서도 그런 인상을 받았다.한국의 경제자유도는 세계 1백23개국중 43위(1995년 기준)에서 38위(2000년 기준)로 올라갔지만,기업과 노동시장의 자유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게 핵심내용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에서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일이 행정적 절차 때문에 쉽지 않고,가격통제가 여전해 기업자유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고용과 해고의 자유도 다른 부문에 비하면 높지 않다.
이로 인해 기업과 노동시장의 자유도가 국가 전체의 자유도 순위인 38위에 훨씬 못미치는 84위에 그쳤다.
연구소는 경제자유도라는 거창한 용어를 썼지만,실상 기업활동에 대한 규제가 여전하다는 한국기업들의 기본적인 불만을 투영시킨 것에 불과하다.
지난 20일 한국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한국 관련 세미나에서 나온 정책 제언도 평범하고 기본적인 내용들이다.
이 세미나에는 IMF 서울사무소장을 지냈으며 현재 본부에서 한국을 책임지고 있는 데이비드 코 과장이 발표자로 참석했다.
그가 한국 경제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를 끝낸 후 한국정부가 해야 할 정책과제로 제시한 내용은 '정부소유 은행의 민영화와 지속적인 기업구조조정'이 핵심이었다.
IMF의 한국 과장이 아니더라도 얘기할 수 있는 기본적인 과제였지만 그는 그 중요성을 역설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선수들이 전후반 90분을 지칠 줄 모르고 뛸 수 있는 체력을 갖추는데 많은 시간을 쏟아 4강 신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DC의 전문가들이 내놓는 한국경제에 대한 제언도 기본적이고 평범한 내용들이지만 그런 일들을 제대로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한국 축구의 선전에서 되새기게 된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