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계가 내부 변혁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의 최대 교구인 서울대교구는 내년 1∼6월 '교구 시노드(Synod)'를 연다. 성서와 성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천주교가 나아갈 방향을 정했던 1962년의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서울대교구에서는 처음 열리는 '시노드'이다. 인천·수원교구와 대구대교구는 이미 새천년을 맞아 시노드를 개최했다. 시노드란 초대교회 이래 교회의 중요한 문제를 함께 모여 논의하는 회의를 일컫는 말.공의회(Concilium)가 의결권을 가진 상급 교회 회의인 데 비해 시노드는 공의회의 결정을 각 교구에서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교구 차원의 회의다. 따라서 서울대교구 시노드는 새로운 세기를 맞아 가톨릭이 당면한 문제를 파악,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변화와 쇄신을 꾀하는 자리다. 특히 지난 83년 가톨릭이 교회법을 개정하면서 교구 시노드에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모두 참여토록 함으로써 평신도들의 참여와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2000년 1월 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가 시노드 개최를 선언,3년째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동안 1백30만여명의 전 신자를 대상으로 회의에서 다룰 의제 선정을 위한 여론 조사를 실시,8만여장의 제안서를 회수했다. 이를 토대로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 청소년·청년 선교·교육 교회운영 사회복음화 등 일곱가지 주제를 의제로 선정했다. 의견수렴 과정에서 '성직자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나 쇄신과 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확인했다. 또 올들어서는 의안 준비작업에 착수,지난 5월부터 다시 전 신자들이 참여하는 토론마당을 열고 있다. 설문조사 공개토론회 세미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도 의견을 수렴,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의안을 작성해 내년 1월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하게 된다. 이어 내년 상반기 내내 진행될 본회의에서는 교구 대의원들이 최종 건의안을 교구장에게 제출하면 교구장이 이를 토대로 선언이나 교령의 형태로 최종 문헌을 발표하게 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