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시장조성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시장 침체의 여파로 신규 등록종목의 주가가 동반급락하면서 주간사를 맡은 증권사들이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시장조성에 들어가야 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시장조성은 신규 등록기업의 주가가 등록 후 한 달 안에 공모가의 80%까지 떨어지면 주간사 증권사가 주가안정을 위해 공모물량만큼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지수가 60선 밑으로 폭락한 26일 3개 종목에 대해 시장조성신고서가 제출된 것을 비롯 이달 들어 모두 7개 종목이 시장조성 대상이 됐다. 현재 지엔코 오브제가 시장조성에 들어간 데 이어 시장조성을 신고한 전파기지국과 다른 3개 종목도 주가가 시장조성가격 근처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증권사,잇따른 시장조성 악몽=신규 등록주들이 공모가 아래로 속절없이 추락하면서 증권사들이 시장조성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대우증권과 동부증권은 공모를 맡았던 2개 종목이 시장조성 대상에 포함돼 초상집 분위기다. 지엔코의 주간사인 대우증권은 지난 19일 시장에 개입한 이후 6거래일 연속 80여억원어치(1백42만주)의 주식을 매입했다. 수수료 수입 5억원의 16배에 달하는 금액을 시장조성에 투입한 셈이다. 특히 시장조성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지수급락으로 추가부담을 안게 됐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평소 주가부양을 위해 10만∼20만주를 샀는데 26일은 지수가 급락하는 바람에 40만주 이상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시장조성신고서를 제출한 전파기지국도 주가가 공모가의 80% 근처로 급락해 대우증권은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26일 2개 종목에 대해 시장조성신고서를 제출한 동부증권도 가슴을 졸이기는 마찬가지다. 공모를 주선했던 슈마일렉트론,인선이엔티가 아직 공모가의 80%선까지 하락하지는 않았지만 최악의 시장상황을 감안할 때 조만간 시장조성에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팽배해 있다. 공모를 주선한 케이디미디어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18% 하락한 현대증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브제의 주간사인 신영증권은 26일 주가가 공모가의 80%인 8천5백80원으로 하락하자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오전까지 1억여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했다"며 "시장 유통물량을 감안할 때 10만주 정도를 사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주주 물량이 많은 종목을 유의해야=이번에 시장조성에 들어간 종목들은 대부분 등록 후 유통물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엔코의 경우 공모 이전 직원들에게 액면가로 나눠주었던 주식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구주주 물량이 우려돼 공모가를 본질가치 대비 50% 할인했지만 직원들이 주식을 받은 가격이 워낙 낮아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하락하더라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전파기지국도 시장에 나오는 물량 중 구주주 물량이 80%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