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 충격 이후 최대폭 하락했다. 종합지수는 5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700선에 턱걸이했고 코스닥지수는 무려 8.48% 급락한 56.63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발 악재에 증시가 침몰됐다. 월드컴의 회계조작, 마이크론 실적부진 등으로 나스닥선물이 급락함에 따라 투자분위기는 싸늘히 식었다. 여기에 기관의 손절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수급 악화가 심화됐다.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대량이 매물이 출회됨에 따라 지수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것. '한경 스타워즈’ 참가자들도 지지선이 형성될 쯤이면 어김없이 터지는 돌발 악재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이날 스타워즈에서는 지난 2월 4일 개막 이래 최소인 1건의 거래만 체결됐다. (※ 클릭: 한경스타워즈 실시간 매매내역). 개장 초 대한투자신탁 임세찬 분석역이 부산은행(05280)을 처분했을 뿐 대부분 참가자들이 갑작스러운 급락을 맞아 손절매 시기를 놓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장 종료 직전 일부 보유물량을 축소한 현대증권 류한묵 차장은 “리스크 관리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늦은 손절매’란 있을 수 없다”면서도 “실적이나 재료를 감안할 때 손해보고 팔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스타워즈 참가자들은 종합지수가 700선까지 미끄러짐에 따라 증시가 가격조정의 마무리와 대세하락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하락으로 증가한 가격메리트를 발판삼아 급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견해와 펀더멘털 악화로 당분간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선다. 이런 가운데 목요일 증시의 움직임으로 향후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개별 기업의 악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드러나고 기관의 로스컷 물량 출회 지속 여부도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증권 조성욱 대리는 “바닥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리와 수급이 악화돼 있다”며 “뉴욕증시가 추가로 하락하고 기관 로스컷이 지속될 경우 700선은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수적인 대응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나스닥지수가 지난 9.11테러 당시 수준을 가리킬 정도로 급락한 상황이지만 기술적 반등도 여의치 않을 정도로 기업실적과 IT경기 회복 지연 우려가 팽배해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 류 차장은 “‘뉴욕증시 약세→투자심리 위축→로스컷 물량 출회→지수하락’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며 침체로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다만 뉴욕증시가 어느 정도 저항력을 보일 경우 악재를 선 반영한 국내증시가 반등을 도모할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 반등의 폭은 외국인 매수세 지속 여부와 로스컷 마무리에 달려 있다. 류한묵 차장은 “수도 결제를 받기 위해서는 오늘까지 주식을 처분했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일 기관의 움직임으로 로스컷의 지속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투신운용 김희국 운용역은 “어제와 오늘 이틀에 걸쳐 기관의 급성 손절매 물량이 정리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가격조정을 거쳤음에도 반등 모멘텀이 제공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붕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