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표준모델로 거듭날 것"..취임 1주년 오점록 한국도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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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즉사,변혁즉생(安逸卽死 變革卽生·안주하면 죽고 변하면 산다).'
28일로 취임 1년을 맞은 한국도로공사 오점록 사장(59)의 경영철학이다.
이같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한 도공의 '대변신'은 공기업의 경영혁신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도공은 최근 기획예산처가 12개 정부투자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오 사장은 "1년전 취임당시 도공은 '황포돛대'란 노래 가사처럼 어디로 가는 배인지를 모르는 모습이었다"고 회고했다.
임직원 모두 열심히 노는 젓지만 목표가 없어 배는 제자리만 뱅뱅 돌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가 취임과 함께 '세계 최고의 고속도로 종합서비스 기업'이란 비전을 내건 이유다.
이후 도공은 고속도로 2천6백㎞ 시대를 열어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었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머물고 싶은 국민 생활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본사의 유사조직을 통·폐합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오 사장은 이제야 겨우 '고래사냥'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자 떠나자,고래 잡으러,동해바다로∼"란 가사처럼 목표는 명확해졌다는 뜻이다.
그가 앞으로 애창할 노래는 '희망의 나라로'다.
열심히 노를 저어 도공을 희망이 가득찬 '21세기 공기업 표준모델'로 만들자는 뜻이다.
그는 취임 1년을 맞은 이날 4천여명의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4천분의1 밖에 일한 것이 없다"며 "공기업 경영평가 1위란 영예는 한마음으로 경영혁신에 동참해준 임직원들이 받아야 한다"고 공을 돌렸다.
도공은 이같이 경사 분위기지만 오 사장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
지난해말 현재 12조4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건설에는 연간 4조원 가량이 들어가는데 비해 도공의 통행료 수입은 지난해 1조8천억원에 불과한 데 따른 결과다.
도공은 이에 따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오 사장은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도공 부채로 잡혀 있는 8천여억원의 재정 융자금을 출자전환하는 한편 고속도로 용지매입비를 정부가 부담해줘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투자원가에도 못 미치는 고속도로 통행료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기중 모든 역량을 쏟아 오는 2010년 도공이 '흑자 경영'을 이루도록 기틀을 만들어 놓겠다"고 밝혔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