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리레이팅(재평가)은 다름아닌 기업의 체질개선에서 비롯됐다. 이는 올 1·4분기 실적에서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상장기업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6% 감소했다. 그러나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1백10%와 1백67%의 놀라운 증가세를 기록했다. 안효문 선에셋투자자문 대표는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이처럼 호전된 것은 국내 기업의 고질적 병폐로 지목돼온 고비용 저효율구조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기업 중 제품 경쟁력과 이익규모에서 어느 나라 기업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글로벌 업체가 잇따라 부상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점은 한국 증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올 1·4분기에만 1조9천억원의 이익을 냈다. 이 기간 중 한국전력 7천8백억원,현대자동차 5천8백억원,KT 5천억원,SK텔레콤 4천4백억원, 포스코 1천9백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순이익이 1조원을 넘는 초대형 우량기업이 6개사에 이를 전망이다.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했는지를 가늠하는 ROE(자기자본이익률),영업이익률 등의 경영지표는 선진외국의 초일류기업을 능가하고 있다. 이는 IMF위기라는 혹독한 시련기를 거치면서 과감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날로 높아지는 한국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는 이번 한·일 월드컵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