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자제를 요구했는데도 국내 금융사들이 일본계 대금업체에 빌려준 자금이 계속 늘어나 지난 5월말 현재 4천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일본계 대금업체의 '전주(錢主)'역할을 하는데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A&O크레디트 프로그레스 해피레이디 등 국내에 들어와 있는 7개 일본계 대금업체들이 국내 금융회사로부터 차입한 돈은 지난 5월말 현재 총 4천9억9천7백만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말의 1천8백87억원에 비해 1백12%나 증가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국부유출과 국내 금융회사의 자산 건전성 악화를 우려,지난 1월 일본계 대금업체에 대한 대출을 자제토록 요구했지만 금융사들은 오히려 대출액을 더욱 늘린 셈이다. 일본계 대금업체에 자금을 빌려준 국내 금융사는 △은행 6개(4백42억원)△캐피털 11개(5백20억원)△저축은행 29개(2천5백93억원)△기타 금융사 6개(4백53억원) 등이다. 국내 금융사들은 일본계 대금업체에 연 15∼18%의 이자를 받고 자금을 빌려줬으며 일본계 대금업체들은 이 돈으로 국내에서 연 98∼1백31%짜리 고리대출 영업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금융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들이 일본계 대금업체들의 '땅짚고 헤엄치기식' 고리대출 영업에 '뒷돈'을 대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의 이한구 저축은행팀장은 "금융사들이 일본계 대금업체들에 대출영업자금을 대주는 것은 바람직한 영업방식이 못된다"며 "그러나 대금업체에 대한 대출을 규제할 법적 근거도 없어 현재로서는 자제를 요구하는 선에 그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