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주영 전 현대 명예 회장이 국내 전?현직 CEO(최고 경영자) 중 거스 히딩크 국가 축구대표팀 감독과 가장 비슷한 경영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경영전문잡지인 월간 현대경영이 국내 주요 11개 국책 및 민간경제연구소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1명 중 5명(복수응답 포함)이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에 가장 근접한 경영자로 정 전 회장을 뽑았다. 이어 김정태 국민은행장(4명)과 고 이병철 전 삼성회장(2명) 등이 뒤를 이었다. 구본무 LG회장(1명)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1명)도 히딩크 감독과 비슷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연구소장들은 탁월한 카리스마와 능력 위주의 인재양성,합리적 의사결정 등을 히딩크식 경영스타일로 꼽았으며 정 전 회장이 이와 비슷한 경영방식을 보였던 것으로 분석했다. 또 히딩크 감독에 대한 적정연봉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대부분인 9명이 30억원은 줘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국내기업 중 최고 연봉을 받는 삼성전자 경영진(36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탁월한 경영업적을 세운 CEO에게는 적절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문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나머지 2명은 50억원과 10억원이 적당하다고 각각 답했다. 히딩크 감독이 당초 계약한 연봉은 '18억원+α'였다. 연구소장들은 또 이번 월드컵이 한국경제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으로 '코리아 브랜드'에 대한 프리미엄이 급상승한 점(10명)을 꼽았다. 그동안 '한국제품=싸구려'라는 이미지가 한국팀의 4강 진출을 통해 상당부분 떨쳐버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5조∼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연구소장들은 전망했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이 15조원으로 가장 높게 평가했으며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등 4명이 10조원,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 등 4명이 5조원으로 각각 예상했다. 평균 금액은 7조3천억원이었다. 한편 월드컵 이후 가장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복수응답 포함)으로는 통신을 포함한 IT산업(9명)을 꼽았고 관광을 포함한 서비스(7명),전기·전자산업(5명),문화산업(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을 비롯 대신 대우 롯데 삼성 LG 포스코 현대 등 민간경제연구소 9곳과 한국개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 소장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