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사흘째 1,201원선 하락, "다음주 1,100원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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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사흘째 하락, 18개월 최저치를 거듭 깼다. 장중 일시적인 혼조세 흐름을 보이기도 했으며 1,200원은 일단 지지됐다.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기조 속에 시장 참가자들은 '반등시 매도' 전략을 구사하며 공급우위의 장세가 나타났다. 달러/엔 환율은 지지선으로 인식되는 119.50엔을 중심으로 소폭 등락했다.
월말을 맞은 네고물량 공급이 시간이 갈수록 강화됐으며 반기말 과실송금 수요,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매수 등이 하락을 제한했다.
일본 재무성의 거듭된 구두개입이 있었으며 재정경제부도 경제회복을 저해하지 않는 환율 안정 조치를 거듭 시사, 경계감 등으로 시장은 1,200원 밑으로의 하향을 자제했다.
다음주 월요일이 '월드컵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장이 열리지 않아 토요일 네고자금 유입을 예상,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이월하기는 다소 부담이 되는 상황.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60원 내린 1,201.30원에 한 주 및 6월 ·반기말을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0년 12월 13일 1,193.80원이래 최저치이자 연중 가장 낮은 수준을 가리켰다. 지난 연말이후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8.54% 절상됐다.
장중 고점은 1,203.50원, 저점은 1,200.50원으로 지난 2000년 12월 14일 장중 1,195.00까지 내려선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가리켰다. 하루변동폭은 3.00원이었다.
◆ 1,200원 지지력 테스트 지속 = 경계감 등으로 이날 지지된 1,200원은 다음주 중 깨질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 달러화 약세 흐름과 공급우위에 의한 하락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당국 개입은 일시적인 반등 정도의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반기말을 맞은 결제수요와 네고물량이 상충돼 수급요인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며 "하락 심리가 이어지는 과정이며 달러/엔이 119엔대에서 하락세를 이어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00원대에서 상승세를 보여 개입은 일단 크게 실효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 달러/엔 환율의 추가 하락 여부와 이월 네고물량 등을 감안하면 1,200원 하향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다음주 거래는 1,190∼1,210원으로 넓게 보고 하반기 접어들어서도 하락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일부 은행에서 1억5,000만달러의 대규모 결제가 있었다는 루머가 있었으며 개입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당국에서 1,200원을 지키려는 듯 포지션을 체크하는 전화가 오는 등 개입 경계감이 강해 낙폭이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음주 이월 네고물량을 덜어내고 달러/엔이 118엔대로 진입할 것 같다"며 "공급우위가 지속된다면 넓게는 1,190∼1,210원, 좁게는 1,195∼1,207원을 주무대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달러화 약세 지속 = 달러화는 전날 미국 1/4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지난 99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6.1%라고 확정돼 한달 전에 발표한 예비치 5.6%를 큰 폭 상회하고 뉴욕 증시가 급등했음에도 약세를 연장했다.
전날 뉴욕에서 119.51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대체로 보합권에서 정체됐다.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119.50엔을 중심으로 위아래 0.20엔 범위에서 주로 횡보한 달러/엔은 오후 4시 47분 현재 119.34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205억원, 48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전날 순매도에서 하루만에 순매수로 돌아섰으나 시장의 관심권 밖이었다.
전윤철 부총리는 이날 달러화 약세 기조로 인한 원화 강세의 긍정적 측면을 언급하고 다만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점을 감안, 다각적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김용덕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도 오후장에서 엔화와 연동한 하락 심리를 우려하고 경제회복세에 지장을 주는 하락을 막겠다고 구두개입, 일시적인 속도조절을 했을 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40원 높은 1,203.3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하락 반전, 1,201.90원까지 내린 뒤 1,202원선을 한동안 거닐었다.
달러/엔 반등과 NDF정산관련 매수세로 9시 44분경 이날 고점인 1,203.50원까지 반등한 환율은 수급공방을 펼치며 대체로 1,202원선 약보합권에 주로 붙박히며 1,202.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02.40원에 오후장은 연 환율은 한동안 1,202원선에 묶여 있다가 차츰 매도세를 강화, 2시 10분경 1,200.60원까지 흘러내렸다.
그러나 환율은 일부 국책은행 매수, 재경부의 구두개입 등으로 2시 33분경 1,203.00원까지 되오른 뒤 차츰 매물부담을 느끼며 4시 3분경 1,200.50원으로 저점을 경신, 이후 1,200원선을 맴돌다가 장 막판 소폭 반등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1,8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7,72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2억8,000만달러, 1억7,040만달러가 거래됐다. 29일 기준환율은 1,201.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