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월드컵 '약발' 없었다 .. '월드컵한달...주가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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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한국 축구팀의 선전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은 모두 월드컵에 가 있는 동안 국내 증시는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미국발 한파"가 월드컵 열기를 싸늘하게 식히며 거래소 시장은 연초 수준으로,코스닥 시장은 9.11테러사태 직전 수준으로까지 되돌아갔다.
한국팀이 사상 첫 4강 진출의 위업을 이뤘음에도 "약발"은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당초 16강에만 올라도 단기호재로서의 역할은 충분할 것이란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이제 월드컵으로 들뜬 마음을 가라 앉히고 차분히 "내일의 투자전략"을 짤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장세가 하루에만 30~50포인트를 오가는 "냄비장세"를 보이고 있어 더욱 냉철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이번 월드컵 기간중 증시의 변화상과 함께 향후 전망및 대응전략을 정리해 본다.
시가총액 26조원이 사라졌다=붉은악마 티셔츠의 색깔과는 달리 시세판은 푸른색이 훨씬 많이 눈에 띄었다.
월드컵 개막 전날인 지난달 30일에 비해 종합주가지수는 8.9%,코스닥지수는 13.5% 떨어졌다.
또 지난 26일에는 미국발 한파가 매섭게 몰아닥쳐 거래소 시장에서는 장중 70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은 사상 최대 하락종목수를 기록하는 폭락장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처럼 장이 휘청대면서 시가총액도 크게 줄어 거래소 19조1천3백80억원,코스닥 7조6백40억원등 총 26조2천20억원이 월드컵 기간중에 날아갔다.
월드컵 관련주로 부각됐던 대한항공 호텔신라 등은 대회개막 직전부터 약세로 돌아섰으며 월드컵 기간중 한국팀의 선전에 힘입어 일간스포츠,로토토 등도 "반짝 시세"를 냈으나 장세 하락과 함께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증시침체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져 채권 값은 강세를 보였다.
월드컵 대회 개막전 연 6.15%였던 국고채 3년물 유통수익률은 연 5.66%로 0.49%포인트 떨어졌다.
이를 채권값 상승율로 환산하면 월드컵 기간중 채권가격은 8%가량 오른 셈이다.
압박장세의 고충=한국 축구팀이 "압박축구"로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지만 국내 증시는 "압박장세"에 짓눌려 월드컵 기간 내내 비실거렸다.
미국 증시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물량부담으로 수급구조가 큰 압박을 받았다.
그 단면은 극도의 거래 부진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개막이후 하루 거래대금이 3조원을 넘어선 날은 지난19일 하루뿐이었다.
월드컵 기간중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조4천2백35억원으로 지난 3월(4조3천6백5억원)에 비해 44.4%나 급감했다.
또 특별한 주도종목 없이 하이닉스반도체 등 저가주에만 투기적인 거래가 몰려 주당 평균 매매단가도 지난 3월 6천6백56원에서 이달에는 3천4백92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예탁금도 지난3월 하루평균 12조원을 웃돌았으나 최근에는 10조원 밑으로 감소했다.
월드컵 효과와 향후 전망=대부분 전문가들은 갑작스런 서해교전 사태에 따른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전제아래 이번 월드컵대회가 증시에 중장기 호재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증권 김한준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월드컵 개최는 지방경제가 활성화되는 "범위의 경제"효과와 함께 국산 IT제품의 대외적인 평가를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모두를 하나로 뭉치게 한 "레드 신드롬"은 근로자의 자신감과 단결심을 높여 기업의 단위노동비용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기업 순이익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드컵 직후 주가 흐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28일 급등장을 놓고 "바닥확인""상승추세로의 전환"과 같은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기술적 반등"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불안이 미국에서 기인한 만큼 미국 경제,기업실적,증시동향과 함께 반도체 가격 추세등을 지켜봐야 한다"며 "일단 급락세는 멈춘 만큼 우량주를 분할매수하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하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