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도발] 증시 '찬물'...조기종결땐 충격 적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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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문가들은 29일 서해상의 남북 교전이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심리에 나쁜 영향을 줘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했다.
다만 이번 교전이 우발적인 충돌로 더이상 확대되지 않는다면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에도 남북 긴장관계로 불거진 사건이 증시에 단기 악재로 그쳤기 때문에 증시에 대한 파장은 이번 사태가 향후 어떻게 진전될 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남북관계 주요사건과 주가지수 등락=남북한 교전과 경제협력 발표 등 굵직굵직한 사건직후 주가 등락은 특별한 공통점이 없다.
남북정상회담 등 호재에 주가가 빠지고 잠수정 침투 등 악재가 터졌을 땐 주가가 오히려 오르는 등 일관성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남북관계 긴장사태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곧바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증권거래소는 밝혔다.
지난 1999년 6월15일 연평도 서해교전 발표 후 종합주가지수는 803.72로 전날 보다 18.19포인트(2.21%) 떨어졌다.
그러나 5거래일 후에는 875.97로 사태발생직후보다 72.25포인트(8.99%)나 급등했다.
이에 앞서 96년 9월18일 강릉 앞바다에 북한 잠수정이 침투했다는 발표가 있었을 때는 지수가 782.10으로 오히려 전날보다 8.95포인트(1.16%) 상승했다.
5거래일 후에는 777.91로 약보합세를 보였다.
2000년 3월10일 김대중 대통령이 대북 경제협력 지원을 밝힌 베를린 선언을 발표했을 때 지수가 891.36으로 36.7포인트(4.29%) 급등했지만 5거래일 후에는 855.57로 4.02% 내려 거의 "원위치"로 돌아왔다.
1994년 7월9일 김일성 사망 보도가 나왔을 때 지수는 956.38로 전날에 비해 강보합세를 보이는 등 별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10거래일 후에는 21.03포인트(2.20%) 하락했다.
지수 변동이 가장 컸던 사건은 2000년 6월13일의 남북정상회담.회담 당일 지수는 804.45로 전날보다 41.36포인트(4.89%) 급락했다.
5거래일 후에도 2.38% 하락한 785.32를 기록하다가 10거래일 후 809.87로 소폭 반등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남북관계의 사건 그 자체보다는 당시의 경기상황이나 증시 수급여건등에 보다 민감한 반응을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전문가 진단=미 증시 불안과 국내 수급여건 악화속에 터져나온 남북관계의 악재로 외국인투자자 등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더이상 확대되지 않고 수습된다면 증시에 대한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서해상 교전은 미국시장 불안에 이어 증시에 또 다른 악재로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한반도에 긴장관계가 상존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돼 한국투자 비중확대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도 "투자심리가 위축돼 증시의 반등흐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교전이 우발적이었는지 계획적인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사태가 제대로 수습되지 않는다면 외국인투자자의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센터본부장은 "외국인에게 심리적인 부담은 주겠지만 교전이 더이상 확대되지 않는다면 증시에 대한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본부장은 "외국인도 남북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급격한 자금회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임시공휴일인 월요일에 장이 열리지 않는 것도 충격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도 "사태의 수습과정이 원만하게 이뤄진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