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해 교전에서 우리 해군의 피해가 북한군보다 큰 것으로 관측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군은 교전도중 승조원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 고속정 조타실은 불타고 끝내 바닷속에 침몰했다. 우리 고속정을 먼저 공격한 북한 경비정은 화염에 휩싸인 것만 관측됐을 뿐,아직까지 정확한 인명 및 함정피해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 99년 6월 연평해전 당시와는 완전히 상반된 상황이다. 당시 우리측이 승조원 7명 경상과 초계함 및 고속정 2척의 일부 파손 등 경미한 피해를 입었었다. 반면 북한측은 어뢰정 1척 침몰 구잠함(4백20t급) 1척 파손 중형경비정 2척반파 및 기동불능 소형 경비정 2척 기관실 파손과 함께 적어도 10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한 것으로 군 당국은 집계했었다. 이에따라 이번엔 왜 우리측의 피해가 북한에 비해 큰 타격을 입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 군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우리 군이 "허"를 찔렸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무방비 상태에서 북한 군의 선제타격이 유효했다는 얘기다. 이달 들어서만도 북한 경비정이 11일과 13일,27일과 28일 4차례나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다가 돌아간 전례를 감안,우리 군 당국은 이날 북 경비정 2척이 각각 NLL을 넘어온 것에 대해서도 "단순 월경"로 판단했다. 군 당국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무장이 빈약한 고속정 2개 편대 4척을 각각 사건 현장인 서해 연평도 서방 14마일과 7마일 해상으로 이동시켜 "NLL을 넘었으니 돌아가라"고 경고방송을 했다. 따라서 99년 서해교전 당시와 같이 초계함이나 공군 전투기의 지원도 없었던 것. 그러나 북 경비정은 갑자기 함포를 발사,우리 고속정(PKM참수리급)의 조타실을 명중시켰고 우리 고속정은 침몰하기 시작했다. 이에 현장에 같이 있던 다른 1척의 우리 고속정이 즉각 대응사격을 하고,7마일 떨어져 있던 고속정 1개 편대가 증파됐다. 또 고속정 1개 편대가 추가로 투입되는 한편,그 후방에도 우리측 초계함(PCC) 2척이 출동,북 경비정과 교전을 했다. 결국 북 경비정은 화염에 휩싸인 채 NLL을 넘어 북측으로 돌아갔다. 당시에는 서산 상공에 KF16 2대가 초계비행을 하고 있었으며,교전이 벌어지자 덕적도 방향으로 선회비행했으나,공중사격할 만한 상황까지는 아니었다고 황의돈 국방부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우리 군 당국이 상황판단을 너무 안이하게 해 예상외의 피해가 커진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문제를 놓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