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축구계의 변방에 지나지 않던 대한민국이 꿈같은 '월드컵 4강'을 이뤄냈다. 대회 시작전엔 어느 누구도 감히 상상치 못했던 결과다. 그러나 여기에서 결코 만족해서는 안된다. 한국축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선 여러가지가 필요하겠지만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과 △유소년 축구에 대한 투자 그리고 △K리그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강조한다. 지난해 1월 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 취임한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선수들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를 철두철미하게 파악,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처방으로 한국축구를 단숨에 세계정상권으로 끌어 올렸다. 한국선수들의 실력은 세계수준이지만 지도자의 능력은 '우물안 개구리'였던 셈이다.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이 지도자 육성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축구의 미래는 유소년들에게 있다는 점에서 유소년 축구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소년축구에 대한 관심과 투자논의는 과거에도 있었다. 문제는 실천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전국에 산재해 있는 유소년 축구클럽이나 어린이 축구교실을 협회의 정식등록팀으로 인정해 상호 많은 경기를 갖도록 한 것이나 프로구단들이 유소년클럽을 의무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29일 터키와의 3.4위전에서 붉은 악마가 내건 구호 'CU@K리그(K리그에서 만나자)'에서 역설적으로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다. K리그는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기량을 연마하고 실력을 쌓는 자양분과 같은 곳이다.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 없는 곳에서 우리의 축구가 발전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난센스다. 6월 한달 내내 우리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과 자긍심을 안겨준 이운재(수원삼성) 김남일(전남 드래곤즈) 송종국(부산 아이콘스) 등도 모두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