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남성 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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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세 한국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서양인의 79%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임승길 이유미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 41∼82세 남성은 미국인의 89% 수준이었으나 젊은 남성은 이보다 10%나 낮았다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은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남성호르몬(Androgen)이다.
성장기엔 굵은 목소리 체모 근육 등 2차 성징(性徵)을 만들고 이후엔 남성의 기능및 남성다움을 유지시킨다.
주로 성욕을 관장하고 저돌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을 이끌어내지만 언어 및 공간인지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다.
한눈 팔지 못하도록 결혼하면 덜 생성된다는 설(미 하버드대 피터 그레이 박사)도 제기됐지만 나이 들면서 서서히 감소한다는게 통설이다.
실제 미국의 '메사추세츠 남성 노화연구 프로젝트'에선 40세 이후 매년 1%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가 넘으면 '안드로포즈'(Andropause)라는 남성 갱년기 현상도 생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지면 성욕이 감퇴되는 건 물론 상대적으로 여성호르몬이 늘어나 근육이 줄고 배가 나온다고 한다.
뼈가 약해져 골절의 위험이 높아지고 목소리도 가늘어질 뿐만 아니라 쉽게 지치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며 감성적이 돼 마음의 상처를 잘 받는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한창 젊은 20∼40세 남성들의 테스토스테론이 감소되고 있다는 건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남성 호르몬이 적어지는 데는 노화 외에 당뇨 고혈압 비만 간경화 심근경색 등 질병이 영향을 미치지만 술과 담배도 크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세브란스병원의 이번 조사결과도 "술 담배 과로 스트레스에 지나치게 노출된 게 원인같다"는 분석이다.
매일 독주를 3∼5잔 마시는 경우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10년 후 사망률이 1.4배 높다고 하거니와 건강과 그에 따른 '삶의 질'은 상당부분 개인의 노력과 마음먹기에 달렸다.
지금부터라도 과음과 흡연을 삼가고 적당한 운동과 식사, 스트레스 관리에 힘쓸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