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전망] 기업 설비투자 확대 움직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기가 본격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그동안 축소일변도였던 설비투자 계획을 새롭게 짜고 있다.
앞으로 경기가 좋아졌을 때를 대비해 미리 투자를 하려는 움직임이다.
산업은행이 지난 5월 국내 1백50대 주요 기업들의 "2002년도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들은 정보기술(IT)산업의 투자 회복에 힘입어 올 설비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평균 3.1%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산은은 "실적호조와 경기상승에 대한 기대로 삼성전자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T선도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작년 10월 이후 3차례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했는데 그때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점차 "확대"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0월 조사때 기업들은 올 설비투자를 평균 5.8%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으나 올2월엔 설비투자 축소폭이 2.0%로 줄었다.
최근 조사에서는 오히려 투자액을 3.1% 증액하겠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이다.
IT업체들은 작년 10월 조사 때 32.4%를 줄이겠다고 했으나 이번에는 5.2%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비IT산업(전통제조업)은 올 설비투자 계획(4.8% 증가)이 지난 2월 조사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철강 화학 기계 음식료 등 전통제조업체들은 올 1.4분기 매출.수익 호조 등에도 불구 당초 투자계획을 유지키로 해 부분적으론 설비가 남아도는 상황임을 보여줬다.
다른 통계를 보면 기업들이 실제로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5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기업들의 5월중 설비투자가 전년 동월대비 5.1% 증가해 올 1월(5.3%)이후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IT와 자동차 일반기계 등의 업종에서 투자규모가 크게 늘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기업의 설비투자를 낙관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설비 투자는 수출증가,투자마인드 호전 등에 힘입어 8.0%의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설비투자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 외환위기 및 IT과열 경험 중동분쟁에 따른 유가상승 우려 미국 경제불안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의 부상 엔저 지속 등을 꼽고 있다.
또 IT산업은 다소 투자여력이 있으나 비IT산업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투자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향후 기업들의 투자는 산업간 불균형을 완화하고 기술 연구개발(R&D)투자를 활성화하는 쪽에 촛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