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들 '脫대덕밸리' .. 2000년이후 40여기업 수도권으로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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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서울로.'
한국 벤처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은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의 '탈대덕밸리'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대덕밸리벤처연합회(회장 이경수)와 대전시가 집계한 결과 2000년부터 지난 6월말까지 대덕밸리를 떠나 서울과 수도권으로 본사를 이전한 기업은 40여개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현재 20여개 기업이 서울사무소와 통합해 본사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몇개월 사이에도 광통신벤처기업인 텔리언을 비롯 기가시스네트 디지탈아리아 스프레드텔레콤 후후 등 대덕밸리의 대표적인 벤처기업들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떠났다.
또 베리텍 등 10여개 기업이 이전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업체들은 본격적인 매출신장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성공한 벤처기업들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대덕밸리 IT벤처의 간판격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창업보육센터 졸업기업들의 '대덕밸리 엑소더스'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3년간 졸업한 68개 업체중 무려 20여개 기업이 대덕밸리를 떠났다.
'벤처의 천국'이라고 알려진 겉모습과는 달리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이 이곳을 떠나는 속사정은 무엇일까.
대덕밸리 벤처기업인들은 한마디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대덕밸리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마케팅이나 자금 시장 정보 인력 등 모든 면이 수도권에 비하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곳 벤처기업들은 아이디어와 기술하나만 믿고 창업을 강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품개발을 마치고 본격 마케팅단계에 접어든 기업일수록 상황이 심각해져 이전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고객과 시장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다 각종 정보와 비즈니스 채널이 열악하다는 분석이다.
또 인력 확보는 물론 금융인프라도 턱업이 부족하다.
각 출연연구소가 포진해 있어 기술인력은 풍부한 반면 마케팅과 기획 영업 회계분야 등에서의 고급인력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캐피털업체들도 같은 조건이면 수도권에 투자하는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대덕밸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공간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하이테크 생산기지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GG21 이상지 사장은 "대덕밸리는 기술외적인 인프라가 너무 취약하다"며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각종 전문기관과 인프라 구축이 없이는 '탈대덕밸리 행렬'은 막지 못할것"이라고 말했다.
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