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에 대해 세계 각국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우리로서는 어떻게 하면 월드컵 열기를 생산적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볼 때 걱정스런 면도 없지 않다. 특히 국가발전의 원동력을 산업현장의 활력에서 찾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비춰 볼 때 더욱 그런 의구심을 갖게 된다. 월드컵 기간중의 근로분위기 이완은 일시적인 일로 정상을 되찾을 경우 오히려 생산성 향상으로 승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 우려할 일은 못된다. 문제는 노사관계 불안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산업자원부가 1일 발표한 지난 6월중 수출실적을 보면 전년동기 대비 0.5% 증가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본격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던 기대에 크게 못미쳤음은 물론이다. 특히 산자부가 분석한 부진요인 가운데 두산중공업 등 일부 대형사업장의 노사분규로 인한 수출차질이 컸다는 대목은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월 23일 파업을 시작한 두산중공업은 회사의 기능마비 상태가 40일째 계속되고 있다. 하루 90여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고,수출계약 불이행에 따른 이미지 실추까지를 감안한다면 회사 손실은 물론 국가 대외신인도에 큰 타격을 초래했다.특히 두산중공업의 노사갈등은 복지향상이라는 문제의 본질에는 접근하지도 못한채 임금·단체협상의 형식을 금속노조가 참여하는 집단협약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귀착될 것인가. 다름아닌 조합원,즉 종업원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노조가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지 묻고 싶다. 두산중공업뿐만 아니라 기아 쌍용 등 자동차업계의 노사갈등도 문제다.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부분파업을 벌인 기아는 정상업무에 복귀하긴 했지만 불씨는 여전한 상태이고,쌍용차도 2일부터 잔업거부 등에 돌입키로 했다고 한다. 회사마다 그 이유와 배경이 다를 것이라고 보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파업이라는 극한대립은 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노사가 공히 유념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다. 최근들어 국내외 경제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노사가 힘을 합쳐도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지금은 파업을 즉각 철회해야 마땅하다. 대화를 통해 해결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모처럼 조성된 국민적 단합의 열기를 국력신장의 에너지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도 최우선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안될 과제가 산업현장의 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