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상승 지속"..'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보는 한국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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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한국 증시는 중장기적으로 상승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상장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며 "주식 투자자들은 국내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분명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믿고 기다리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을 만나 증시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등을 들어봤다.
-한국증시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최근 증시가 요동을 친 것은 미국증시 불안 등 외적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
기업실적 개선 등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은 양호하다.
우리 증시는 중장기적으로 대세상승의 길을 갈 것이다."
-미국증시가 악재로 등장했는데.
"과거 10년간 미국증시의 호황은 '머니게임(Money Game)'의 결과였다.
국제자본이 미국시장으로 집중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그에 따라 소비지출이 늘어나고 경제성장이 지속됐으며 이는 다시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분식회계에 따른 신뢰성 추락,달러화 약세 등으로 선순환에 제동이 걸리면서 증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증시가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국과 미국증시는 차별화될 것이다.
1980년대 한국과 일본의 증시가 크게 올랐을 때 미국증시는 별 움직임이 없었다.
1990년대 들어선 일본증시가 폭락하고 한국증시가 박스권(주가지수 500~1000)을 맴돌 때 미국증시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같은 차별화 현상은 국제간 자본 이동에 따른 것으로 향후에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차별화를 전망하는 구체적인 근거는.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의 경쟁력과 이익규모는 과거에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증시가 한 단계 레벌업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 미국증시 불안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도금액이 미미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환율 하락(원화절상)이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과거 통계를 보면 원화절상 시기에 국내 주가는 항상 강세였다.
원화 강세는 그만큼 한국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율 하락으로 개별기업의 수익은 다소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증시 상승기조를 바꿀 만한 악재는 아니라고 본다."
-현 주가 수준을 진단한다면.
"지난 6개월간 단기 급등해 조정을 예상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하락할지 몰랐다.
기관투자가 등 완충장치가 미비했다.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700대 안팎에서 주식을 사는 것은 큰 부담이 없다.
700 아래에서는 더 없는 기회다.
물론 단기적으로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투자가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이 높다.
"주가 상승 후 펀드로 돈이 들어오고 하락시엔 정체되거나 빠져나가는 식의 자금 흐름이 반복되는 한 국내 기관은 제기능을 할 수 없다.
장기자금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401K와 같은 기업연금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미국증시 10년 호황도 사실 따지고 보면 연기금이 주도했다.
기업연금이 도입되면 한국증시는 급속히 성장할 것이다."
-미래에셋의 향후 경영전략은.
"투신운용사와 자산운용사가 굴리는 자산이 4조8천억원에 이른다.
관련 법이 개정되면 투신사와 자산운용사를 합칠 예정이다.
외국사와 합작을 검토했지만 백지화됐다.
토종 브랜드로 남을 생각이다.
또 해외 투자자들에게 미래에셋의 펀드를 팔기 위해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한국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외국인 수요가 생각보다 많다.
증권사는 내년께 상장할 계획이다."
-은행으로 진출할 생각은 없는지.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 은행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한국에도 이제 증권 자산운용 등 투자은행이 금융산업을 주도하는 시대가 찾아올 것이다.
증권 투신운용 벤처캐피털 등 기존 조직만 잘 가꾸어 가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