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해 온 삼성물산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최근 두 차례의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1무1패의 성적표를 받아 연승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구민회관에서 열린 신반포 1차 아파트 재건축 총회에서 시공권을 놓고 대림산업과 맞붙었다. 경기도 의왕 대우사원주택과 산본주공아파트에서 맞붙어 1승1패씩을 주고받은 두 업체가 벌인 재대결이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두 회사는 서로 '높은 무상 지분율'보장과 '빠른 사업 추진'등을 내걸고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결과는 대림의 압승으로 끝났다. 대림산업이 4백90여표의 지지를 얻은 반면 삼성은 1백표에도 못 미쳤다. 그동안 재건축시장에서 쌓아온 삼성의 명성이 일거에 무너진 셈이다. 삼성은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열린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1천5백7가구) 재건축 총회에서도 막판 수세에 몰리며 겨우 비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은 돌연 컨소시엄을 구성,출혈경쟁은 피했다. 이처럼 삼성이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자 "재건축시장의 거대 공룡으로 자부해 온 삼성물산에 6월은 잔인한 달이었다"는 말이 업계에 나돌고 있다. 이달 중순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재건축 총회에서 삼성이 어떤 결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