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를 맞아 한국은 전자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D램 시장점유율은 11년 연속으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으며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와 룸에어컨도 세계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아날로그 전자산업을 주도했던 일본을 훌쩍 뛰어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한국 전자제품이 선진국 가전매장의 구석에 초라하게 놓였던 시절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선진국 수준을 능가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가품 코너"를 장식하고 있는 제품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제품이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우수한 인적자원을 통한 집중적인 R&D(연구개발)에 매달린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업체들이 장기불황의 여파로 신기술 투자시기를 놓쳤지만 한국업체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차세대 제품개발에 주력했던 것이다. 이같은 한국의 위상은 오는 10월 8~12일중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디지털 미래의 창"이란 주제로 열리는 "한국전자전"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올해로 33회를 맞는 한국 최고이자 최대의 전자.정보통신 전시회다. 지난해에는 15개국 4백여개사가 전시에 참가했으며 85개국의 17만4천여명에 달하는 참관객들로 북적댔다. 이를 통한 상담실적도 16억2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월드컵에 따른 영향으로 보다 많은 업체들이 참가할 전망이다. 이 전시회는 이미 정부에 의해 전자부문을 대표하는 중점 육성대상 전시회로 선정된 것은 물론 일본 대만 홍콩 중국 등과 함께 바이어유치와 홍보를 공동으로 추진해 국내에서는 가장 많은 외국 바이어가 찾는 전시회로 자리잡았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