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모리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는 한국이 첨단산업국가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심는데 앞장선 1등 공신이다. 한국이 가전 및 IT(정보기술)분야의 핵심부품인 이들 제품시장에서 쌓아올린 한국의 이미지는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전제품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또한 월드컵은 세계 1위인 한국의 반도체와 LCD산업의 위상을 더욱 확고하게 만드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반도체는 한국이 확실하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분야.컴퓨터는 물론 휴대폰 PDA 디지털카메라 게임기 등 점점 사용영역이 확산되고 있는 핵심부품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IT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48억3천5백만달러의 메모리매출을 기록해 시장의 18%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19억9천9백만달러의 매출액으로 7.44%의 시장을 차지,4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두 회사가 세계 메모리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메모리의 주종을 차지하고 있는 D램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27.5%로 1위,하이닉스가 14.5%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한국산 D램이 세계시장의 42%로 D램은 한국의 독무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독일의 인피니언이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기위해 각종 협공을 벌이는 것도 이때문이다. 양적인 면에서 만이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한국은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세계메모리업계의 표준을 선도하면서 DDR,램버스 등 고속메모리제품을 앞서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업계에서 최초로 0.13㎛(마이크론.1백만분의 1m)회로선폭 기술을 개발했으며 12인치 웨이퍼기술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국내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일본의 업체들은 D램시장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다. 도시바가 올해초 미국 공장을 마이크론에 넘겨주면서 D램사업포기를 선언했고 NEC와 히다치는 자체 D램사업을 포기하고 별도법인으로 분리통합했다. 대만의 군소업체들이 D램사업을 근근히 유지하면서 저가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나 아직 한국기업들의 수준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는 새로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유망산업으로 한국업체들이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LG필립스LCD,하이디스 등 국내의 TFT-LCD업체들은 10인치이상 대형LCD분야에서 총 1천8백43만2천개를 생산,출하함으로써 4천5백30만개로 추정되는 세계시장의 약 40.7%를 차지했다. 이는 전통적인 LCD강국 일본의 36.6%를 제친 것.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의 20.2%를 차지,1위를 기록했으며 2위는 LG필립스LCD로 17.1%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대만의 AUO,일본의 히다치,샤프 등이 각각 8% 안팎의 점유율로 한국업체들을 추격하고 있다. 특히 LCD분야에서는 삼성과 LG 등 국내업체들이 유리기판 1천1백x1천2백mm인 5세대 라인 투자를 가장 먼저 시작해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