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월드컴 부정회계가 세상에드러나게 된데는 엔론사 사건 때 내부고발자로 주목을 받았던 셰론 왓킨스 처럼 상사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한 한 여성의 노력이 큰 몫을 한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제2위 장거리 통신업체 월드컴의 부정회계 사건은 신시아 쿠퍼(37) 부사장이 지난 5월 자본지출에 초점을 맞춰 회계감사를 하면서 밝혀지게 됐다. 그는 당시 재무담당책임자(CFO) 스코트 셜리번에게 회사의 수익을 부풀린 부정회계 의혹을 보고했으나 묵살됐으며, 이어 맥스 바비트 월드컴 이사회 회계감사위원회 위원장에게 다시 이 문제를 제기했다. 바비트 위원장은 쿠퍼의 보고를 받은 뒤상당한 시간을 끈 뒤에야 외부 회계감사법인 KPMG측에 이 문제를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월드컴측은 쿠퍼가 정기감사 과정에서 부정회계의 단서를 잡아낸 부분까지는 인정하고 있으나 그가 이를 밝히는 과정에서 상사의 압력과 방해를 받았다는 것은 부인하고 있다. 쿠퍼는 현재 월드컴에 대한 법무부의 형사수사에서 검찰측 증인으로 협력 중이며, 검찰은 월드컴의 전ㆍ현직 임원이나 상사들이 쿠퍼에게 감사활동을 중단하도록압력을 가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 중이다. 쿠퍼의 친구나 직장 동료들은 그가 전문지식을 갖춘 헌신적인 사원으로 정평이났던 것으로 전하고 있다. 월드컴 본사가 있는 미시시피주 클린턴에서 성장한 그는 이곳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시시피 주립대학을 거쳐 앨라배마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90년대 초 월드컴의 전신인 '롱 디스턴스 디스카운트 서비스' 회계부문 컨설턴트로 첫 직장생활을 했으며 이후 스카이텔로 잠깐 자리를 옮긴 것을 제외하곤월드컴과 줄곧 인연을 맺어왔다. 쿠퍼의 친구들은 그가 내부 고발자 역할을 한 것에 대해 평소 행동으로 볼 때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의 한 이웃은 "쿠퍼에게 무언가 은폐해 주길 바라는 것은 헛된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