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을 주인으로 섬기겠습니다. 그런만큼 도민들도 주인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길 기대합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도민의 뜻을 도정에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겠다"며 3일 이같이 말했다. 신임 손 지사는 업무 개시 첫날인 지난 2일 벤처 및 주거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판교신도시를 국제비즈니스 중심지로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기존 정책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손 지사의 향후 각오를 들었다. -한국발전의 견인차였던 서울의 개발이 끝나고 관리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 역할을 경기도가 해야 하는데 공무원 인력수준이나 지역 인프라 등이 서울보다 훨씬 못 미치는게 현실 아닙니까. "흔히 무한경쟁시대라고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은 경기도가 잠재력을 극대화해 동북아 거점이자 한국의 중심지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수도권 개발에 많은 제약이 있고 이것이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라고 봅니다. 경기도로 밀려드는 개발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경기도와 수도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전략적 개발이 필요합니다. 장기적으로 판교벤처단지를 중심으로 하는 광역비즈니스 중심지를 발전시켜야 해요. 정무부지사를 건설과 교통의 전문가로 임명한 것도 인재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서울 강남을 대체할 만한 수준 높은 신도시 건설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경기도는 아직 이런 시도를 하지 못했지요. 택지 개발과 신도시 건설에 있어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요. "개발이 필요하다고 해서 경기도 전체를 서울과 같이 갑갑한 도시로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쾌적한 환경을 살린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더 이상 난개발이 없도록 '선계획, 후개발'이라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원칙이 지켜져야 합니다. 이런 기준을 지켜나가면 일산신도시 이상 가는 도시 건설이 경기도에 의해 이뤄지는 때가 올 것입니다." -벤처 및 주거단지 조성쪽으로 굳어지고 있는 판교를 국제비즈니스 중심지로 추진하다보면 중앙정부와의 마찰도 우려됩니다. "여러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자연환경도 뛰어난 판교야말로 국제비즈니스의 최적지라고 확신합니다. 협의과정에서 중앙정부를 설득해 나갈 작정입니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진하다보면 서울 등 다른 지자체와 갈등도 예상되는데요. "지사로서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수도권 광역협의회를 활성화하고 정례화해 갈등의 소지를 예방하고 법률적 제약도 국회의 협조를 받아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도시철도를 2배 연장하고 전철과 광역버스를 24시간 운영한다고 하셨는데 가능할까요. "도시철도 2배 연장을 위해 경기도가 부담하는 비용은 연간 3천2백50억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2천5백억원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고 모자라는 부분은 민자유치를 통해 조달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운행간격을 낮시간보다 늘리면 야간 운행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만난 사람=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