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천수답 증시' 벗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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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의 급락으로 국내 증시는 3일 약세로 출발했으나 상승으로 돌아서 종합주가지수 750선을 회복했다.
지난달 25일 지수가 54포인트 급락하며 확산됐던 공포 분위기도 서서히 걷히고 있다.
전날 뉴욕 시장은 프랑스의 비방디 유니버설이 장부를 부풀렸다는 의혹과 모건스탠리증권의 반도체 및 컴퓨터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맞물리며 또다시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1,400마저 무너졌다.
다우지수도 장중 한때 9,000선이 붕괴되는 등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잇따른 회계스캔들로 몸살을 앓는 미국 시장의 여파를 이겨내며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같은 '놀라운' 체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단기 낙폭과대와 미국 증시와의 차별화를 이유로 들고 있다.
미국 증시와 달리 미국 기업의 회계비리는 한국 기업과 연관성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지수 700선이 힘없이 무너질 만큼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허약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차별화 배경 중 하나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은 크게 나쁘지 않게 나오고 있다.
향후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경기실사지수도 여전히 긍정적이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조사한 대기업 CEO의 하반기 경기전망도 마찬가지로 나왔다.
'로스컷'방침에 따라 보유주식을 내다팔던 기관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다.
이 또한 국내 기업에 대한 신뢰를 뒷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의 연일 폭락에도 불구,국내 시장에서 주식을 팔기보다는 오히려 사들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증시가 외풍을 이겨내며 지난달 25일 폭락이전 지수대를 회복한 이날 오갑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미국 증시와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2·4분기 국내 상장기업의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이 8.7%에서 12.9%로 증가하는 등 실적호전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 부원장의 자신에 찬 설명처럼 한국 증시가 '천수답 증시'의 오명을 벗고 상승의 날갯짓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김동민 증권부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