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금리 5.76%로 급등, "펀더멘털 견고,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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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한국은행의 경기 낙관, 주가 강세 등으로 3개월 반중 최대폭으로 올랐다.
전날 재무부채권 금리가 뉴욕 주가 등으로 상승, 국내 채권 금리도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장 초반 국내 주가 강세가 둔해지자 상승폭을 좁혔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오전장 후반 채권 매도세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
이어 금융통화위원회가 미국 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자 펀더멘털 요인이 시장에서 부각됐고 최근 금리 하락을 야기했던 수급 요인은 잊혀졌다.
올 상반기 재정 자금배정 규모가 당초 계획에 못미쳤다는 소식으로 국채 신규물량 공급 감소가 우려됐지만 정부가 하반기 장기물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어 채권 시장이 크게 동요되지는 않았다.
◆ 금리 0.11%포인트 급등 = 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새로운 지표물이 된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7호 수익률은 지난 2일 낙찰 금리보다 0.14%포인트 오른 5.76%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11%포인트 상승한 5.77%를 장 막판 기록했다. 국고 2002-4호 수익률 상승폭은 지난 3월 19일 6.55%로 0.15%포인트 상승한 이후 가장 크다.
5년 만기 국고 2002-5호 수익률은 0.10%포인트 상승한 6.03%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과 1년물은 각각 0.05%포인트, 0.04%포인트 오른 5.81%, 5.44%를 기록했다.
회사채 금리 역시 상승했다.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0.10%포인트 상승한 6.68%를, BBB- 등급 수익률은 0.10%포인트 상승한 10.60%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은 이틀째 하락했다. 9월물은 전날보다 0.26포인트 하락한 105.54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7만7,331계약으로 전날보다 3,360계약 감소했지만 여전히 평소보다 많아 손바뀜이 활발했음을 보여줬다.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장막판 물량을 다소 덜어냈지만 319계약 순매수한 채 마감했다. 투신사는 장중 매도세를 유지하다 장 막판 매수세로 전환, 142계약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975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 펀더멘털에 관심 증가 = 금리 바닥론이 확산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7%에서 6.5%로 상향 조정하자 금리가 급상승했다.
또 주가가 닷새 연속 오름세를 보여 미국시장과 차별화 가능성이 일기 시작함과 동시에 금융통화위원회가 대외 변수에 과민 반응하는 것을 경계한다고 말해 금리 상승이 가속됐다.
달러/원 환율은 19개월만에 1,200원선을 하향 돌파했지만 원화 강세가 엔화 강세와 동반되기 때문에 수출 경쟁력 악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과 달러 가치 추가 하락은 미국 경제 지표 호전으로 저지될 것이라는 전망 등이 나와 금리 상승세가 유지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수급 영향력이 줄어든 만큼, 금리의 추가 상승은 펀더멘털과 주식시장 움직임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동원증권의 최형준 책임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최근 금리 하락이 과민 반응이었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 같다"며 "주식시장이 강세를 유지하자 채권 시장 관계자들도 객관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독립기념일 휴일을 테러 없이 넘기면 재무부채권 금리와 뉴욕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 인해 국내 주가가 800선을 회복한다면 지표금리도 6.0%선 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