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리모트컨트롤 시장은... 공산품 분야의 최대 소비지인 미국을 정답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특히 미국 가정에선 첨단 고기능 리모트컨트롤이 "필수품"처럼 여겨진다. 케이블TV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다양한 TV채널에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다. 미국인들은 프로그램 기억과 비디오 오디오같은 다른 전자제품과의 호환성이 뛰어난 모바일 미니PC 같은 리모트컨트롤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리모트컨트롤이 엄청나게 많이 소비되고 첨단 경쟁이 불붙어 있는 미국시장에서 바로 한국의 코스닥기업인 우진코리아가 "메이저" 역할을 하고 있다. 리모트컨트롤을 생산해 미국에 보내는 것은 물론 미국내 최대 리모트컨트롤 유통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면서 판매망도 꽉 쥐고 있다. 일반 중소기업이 OEM(주문자상표부착제조)이나 소규모 미국 현지법인에 의존해 제품을 수출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코스닥공개 컨설팅 회사인 SIPO의 박성호 대표는 "리모트컨트롤 한 품목일지라도 생산에서 미국내 유통망까지 장악하는 것은 일류 대기업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성공사례"라고 평가했다. 우진코리아의 이용한(53) 회장은 "단순 리모트컨트롤이 아닌 다기능 통합 리모트컨트롤을 주로 미국시장에 공급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통합 리모트컨트롤은 가정 내의 모든 TV와 비디오 오디오등을 조작할 수 있는 제품이다. 고부가 리모트컨트롤을 만들기 위해선 특수한 데이타베이스가 필요하다. 우진코리아는 세계 각국의 수많은 전자 메이커들의 신호코드로 이뤄진 방대한 데이타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 데이타베이스가 우진코리아의 또 다른 큰 자산이다. 우진코리아는 신호코드 데이타베이스를 활용해 한국과 필리핀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주력 공장은 필리핀에 있다. 아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중 상당량이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본사를 두고 있는 US일렉트로닉스를 통해 미국 전역에 뿌려진다. 이 미국회사는 AT&T케이블TV,유러스타등 케이블 TV 및 위성방송 사업분야의 대기업들에 리모트컨트롤을 공급해왔다. 우진코리아는 금년5월 2천5백만달러(당시 환율로 3백30억원)을 주고 US일렉트로닉스를 인수했다. 지분 1백%를 인수해 US일렉트로닉스를 자회사로 만든 것이다. 우진코리아는 US일렉트로닉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US일렉트로닉스가 우진 자회사로 연결됨으로써 제품 기획에서 생산은 물론 판매에 이르기까지 리모트컨트롤 품목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US일렉트로닉스는 지난달 미국에서 유명한 케이블TV 회사인 TVC커뮤니케이션사에 2007년까지 5년동안 1억달러어치의 리모트컨트롤을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단가 및 물량 확정 계약으로 우진코리아의 향후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공급건이었다. 우진코리아는 올해초 코스닥에 등록된 회사다. 리모트컨트롤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회사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춤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02)566-9321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