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이엠씨(회장 정규수)는 반도체 클린룸 패널을 생산하는 업체다. 반도체 산업조차 생소하던 1980년대 초반부터 이 분야에 뛰어들어 국내 최대의 클린룸 패널 업체로 성장했다. 설립초기인 1970년대에 건축자재용 경량칸막이만을 생산하다가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 설비 개발에 일찍부터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정 회장은 "일본 반도체공장을 견학해보니 청정실이 필수였으며 한국도 언제가 반도체 사업 붐이 불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클린룸 사업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때마침 불어닥친 석유파동과 경기침체 등으로 제대로 된 클린룸 사업도 해 보지 못한채 1981년 부도를 내는 등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삼우이엠씨의 전략은 장기적으로 적중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 반도체 시장이 확대되면서 설비분야 시장도 큰 성장세를 보였다.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든 삼우이엠씨는 국내 시장점유율을 70%를 올릴 수 있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국내외 공장의 상당수가 이 회사 자재로 지어졌다. 의약품 연구소 등 청정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국내외 기업 수십개소에 납품했다. 지난해 반도체 경기가 침체되면서 또 한번의 어려운 시기를 맞았지만 예전과는 다른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사업을 다각화해 반도체 부문 부진을 만회했기 때문이다. 클린룸 대신 알루미늄 외장재와 일반 내장재 등에 주력했으며 곡면천정분야에도 뛰어드는 등 발빠른 매출 확대에 나섰다. 주력업종인 클린룸 부문이 전체 매출의 30%선에 그쳤지만 매출이나 당기순이익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수 있었다. 삼우EMC는 올해 반도체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클린룸 분야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 공장을 증설하고 신규기계를 도입하는 등 확대경영에 나섰다. 30억원을 들여 경기도 일산에 1천8백평 부지에 4백20평의 공장을 새로 지었다. 기계교체에는 8억원을 투자했다. 3.4분기부터 수주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그 이전까지 설비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신규로 뛰어드는 반도체 검사장비 분야도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사장비 분야는 지난해 7월 세원반도체를 인수하면서 개척한 분야다. 그동안 쌓은 설비 관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분야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거둔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8백억원 많은 1천억원선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이익도 9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출은 중국 현지영업과 싱가폴MCA 수주 등을 통해 4백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를 1천만달러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