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의 신용등급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경기회복이 내수위주로 이뤄지면서 시멘트 건설 도소매 업체들의 등급상승이 두드러진 반면 IT관련 업체들의 등급하향은 가속화되는 등 업종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4일 12월 결산 2백41개 업체의 정기평정을 마무리한 결과 30개 업체의 신용등급이 올랐고 29개 업체의 등급은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용등급 상승률(up/down ratio·신용등급 상승업체 수/하락업체 수)은 1.03을 기록했다. 신용등급상승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에 0.83을 기록한 뒤 2000년과 2001년 1.54와 1.70으로 증가하던 추세였는데 올해 꺾인 셈이다.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 30개 업체 중 22개(73.3%)는 내수관련 업종인 반면 하향조정된 29개 중 24개(82.8%)는 IT 및 기타업종에 속해 최근까지의 경기회복이 내수에 치중돼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투기등급에서 투자적격등급으로 올라선 '라이징 스타(Rising Star)'그룹에는 성신양회 이랜드 이천일아웃렛 한국DTS 등 4개 내수업체가 포함됐다. 반면 한솔창업투자 세양산업 한국정보통신은 투자적격에서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다. 법인 유형별로는 상장기업의 신용등급 상승률이 2.43에 달한 반면 코스닥 등록기업은 0.22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한기평은 "대기업의 신용등급 상승률이 3.0인 반면 중소기업은 0.41에 불과해 규모별 차별화도 진전됐다"며 "30대 기업집단 중에서는 삼성 SK 현대차 롯데 코오롱그룹의 약진이 돋보였다"고 지적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