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꿈 싱어즈'가 12∼14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을 갖는다고 한다. 삶과꿈싱어즈는 대우전자 사장 시절인 1984년 대우합창단을 창단했던 김용원 삶과꿈 대표가 '삶이 꿈을 가꾸고 꿈이 삶을 기른다'는 기치 아래 음악가인 부인 신갑순씨와 함께 93년 창단한 성악앙상블이다. 쟁쟁한 성악가 13명으로 구성된 삶과꿈싱어즈는 그동안 매년 두차례 정기연주회 등 1백회이상의 국내외 공연을 통해 절제와 양보,조화의 미를 특징으로 하는 합창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무엇보다 고정된 레퍼토리에 치중하는 다른 단체와 달리 초연곡이나 알려지지 않은 곡을 소개,국내 음악계의 지평을 넓혔다. 뿐만 아니라 공연 때마다 국내 작곡가에게 창작곡 작곡을 위촉하고 한국가곡의 중창곡 편곡을 의뢰,발표함으로써 연주만 있고 창작은 없던 국내 음악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실제 97년 국제현대음악제에서 공연된 강석희씨의 창작실내오페라 '초월'은 세계 음악계의 관심을 모았고,'동지섣달 꽃 본듯이'(김정길) '알 수 없어요'(황병기) 등 수많은 창작곡이 일반에 널리 알려졌다. 또 96년부터 '삶과꿈 성악콩쿠르'를 개최,우수한 성악도를 발굴함으로써 단순한 기업중창단이 아니라 국내 음악계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단체로 자리잡았다. 문화예술 수준은 국가 이미지는 물론 그 나라의 기업과 상품 가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 각국 기업들이 음악 미술 문학 등 문화예술 각 부문의 후원에 힘쓰고,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가 '1기업 1문화운동'을 펼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국내의 경우 부문별 사안별로 지원하는 곳은 많지만 직접 운영하거나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곳은 흔치 않다. 작은 출판사에서 10년째 중창단을 운영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많이 알려져 동호회가 생긴데다 문예진흥원의 지원도 좀 있다지만 그래도 사정이 어려울 것은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만으로 삶과꿈싱어즈를 꾸리는 김용원ㆍ신갑순 대표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