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불명의 남자가 4일 정오께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침입해 이스라엘 국영항공사인 엘-알(EL-AL) 매표소 앞에서 총기를난사해 이 남자 1명을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서너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건은 작년 9.11 테러사건 후 처음 맞는 미국 독립기념일에 테러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에 따라 치안 및 보안 당국이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발생해 독립기념일 연휴를 즐기는 많은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LA 경찰을 비롯한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30분(현지시간)께 40-50대로 추정되는백인 한 명이 톰 브래들리 국제선 청사안에 있는 엘-알 매표소 앞으로 다가오더니총탄 10발 가량을 직원과 줄지어 서 있던 승객들에게 난사한 후 이 항공사 보안요원이 응사한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괴한의 이름, 국적, 범행동기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총기 난사로 항공사 직원 1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신원 불명의 여자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숨졌으며 괴한이 죽기 전 휘두른 사냥용 칼에 찔린 보안요원 등3-4명이 부상했다. 제임스 한 LA 시장은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아직까지 이번 총격사건이 테러와 관련됐다는 증거나 정보가 없기 때문에 `(테러와 무관한) 별개의 사건'으로 추정되나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트 매클로플린 연방수사국(FBI) LA 지부 대변인도 "이날 사건에 테러리스트가관련됐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나 "테러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NN 방송 등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괴한이 총격을 가하기 전 "아티에(사람이름 추정)가 내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소리쳤다며 괴한은 몸무게 90-112㎏ 정도의 거구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외무부는 테러 증거를 제시하진않았지만 이번 사건을 테러리스트 소행으로 비난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총격 직후 LA 공항 국제선 청사에서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소개됐으며 인천행 대한항공편을 비롯한 국제선 여객기의 이착륙이 전면 금지됐다. FBI와 LA 경찰은 공항일대 교통을 전면 차단하고 폭발물 감식반과 탐지견 등을 동원해 강도높은 조사를벌이고 있다. 경찰은 미심쩍은 1명을 체포했으나 신원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대한항공 공항담당자는 "오전 11시 30분 나리타를 경유하는 항공편은 예정대로이륙했으나 오후 12시 30분 이륙할 예정인 항공편은 공항이 정상화할 때까지 이륙이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톰 브래들리 청사에는 기내에 무장 요원을 배치해 세계에서 가장 보안이 철저하다는 평가를 받는 엘-알 항공사 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에어 프랑스 등33개 항공사가 입주해 있다. LA 공항은 이용객수 기준으로 미국 제3위의 공항(세계 4위)으로 독립기념일 연휴(4-7일)에만 90만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LA 공항은 지난 2000년 새해 연휴 때 국제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재정지원을 받는 테러단체 요원(체포)의 폭탄테러 목표가 된 바 있다. 85년 12월에는 로마의 엘-알 항공사 매표소에 대한 수류탄 테러로 17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한적이 있다. 한편 이날 쌍발 엔진의 민간인 경비행기 한대가 로스앤젤레스 동쪽 약 50㎞ 지점의 프랭크 G. 보넬리 공원의 호수 옆에 추락해 적어도 1명이 사망하고 10여명이부상했다. 사상자들은 대부분 어린이로 당시 현장에는 많은 행락객들이 독립기념일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현지 소방 관계자는 부상자 중 여러명이 중태라고 밝혀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CNN 방송은 조종사가 고도상승이 어렵다고 말한 뒤 조난을 선언했으며몇분 후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AP AFP=연합뉴스)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