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개각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5일 "월드컵을 계기로 분출된 국민적 에너지를 국가발전의원동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선 내각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김 대통령은 개각문제에 대해 심사숙고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고위관계자도 "김 대통령은 개각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이 없다"면서"그러나 여론의 추이 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도 "개각은 대통령의 결심사안이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다"면서 "좀 더 기다려보자"고 말해 김 대통령이 개각문제를 놓고 심사숙고중임을 시사했다. 김 대통령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선후보의 중립내각 요구 등 정치권의 내각개편 건의 때문만이 아니라 집권후반기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특히 월드컵후속대책을 차질없이 이행,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놓기 위한 차원에서도 개각문제에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은 조만간 국가정보원,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 공조직 라인은 물론 각계 주요인사 면담, 여론 추이 등을 통해 개각단행의 필요성 여부와 시기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통령은 이같은 여론수렴을 거쳐 개각을 결심하게 될 경우 빠르면 내주중,늦어도 8.8 재.보선 후보등록(23일) 이전에 단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대통령은 이한동(李漢東) 총리의 교체 여부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심수습과 대선 엄정중립 등을 위해 이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지만국민의 신망을 받고 행정력을 겸비한 인사를 고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총리를 교체할 경우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아야 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이같은 어려움 때문에 김 대통령은 백지상태에서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총리 교체설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교체될 경우 개각은 예상 외의 대폭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총리가 유임될 경우 개각은 정치권에서 입각한 각료를 중심으로 3∼4명 정도가 교체되는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북한의 무력도발 사태와 관련이 있는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과 대선과관련이 있는 행자, 법무장관 등이 검토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