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골프야] 피버노바.골프볼 회전력.탄력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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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공인구인 "피버노바".
그리고 직경 4.2cm의 골프볼.
두 공은 하등의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체역학의 측면에서 보면 비슷한 점이 많다.
골프클럽업체인 카무이웍스코리아(대표 조성원)에 따르면 중력을 뿌리치고 솟구쳐 오르는 양력이나 좌우로 꺾이는 회전각도에서 지금까지 골프를 능가하는 스포츠종목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비로소 축구공과 골프볼은 같은 회전각도의 궤적을 그릴수 있게 됐다.
피버노바의 "마이크로 벌룬"은 골프볼의 "딤플"과 유체역학의 장르에서 대등한 수준이 된 것.
타이거 우즈는 드라이버샷을 시속 2백88km에 초당 37회전(백스핀 기준)을 걸어 날려보낸다.
반면 브라질의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차는 환상적인 프리킥은 시속 1백35km에 초당 10회전이 걸려 날아간다.
두 선수의 스피드와 스핀양만 보면 골프볼의 회전력이 훨씬 크다.
그러나 공의 크기가 결과를 뒤집어놓는다.
지름 22.2cm 무게 4백50g의 축구공은 지름 4.2cm 무게 46g의 골프볼보다 많은 공기저항에 부딪친다.
또 공의 지름에 비례하여 회전이 걸린 공의 양쪽 공기유속 차이 또한 커진다.
이때 이른바 "베르누이 정리"라는 유체역학이 작용한다.
회전이 걸린 공은 한쪽은 빠르고,반대쪽은 느린 공기흐름을 형성하고 공기흐름이 빠른 쪽으로 휘는 힘이 생긴다.
그 결과 카를루스의 프리킥은 공 양쪽의 유속차가 시속 50km 이상이어서 우즈의 드라이버샷 유속차(시속 35km)보다 크다.
이 때문에 축구공은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에서도 많이 휘어들어가는 킥을 할수 있다.
한편 카를루스가 점점 많이 휘는 "바나나킥"을 찰수 있게 된데는 자신의 재능과 노력 못지않게 축구공의 진화가 큰 몫을 했다.
피버노바는 고강도 플루토늄,기포강화 플라스틱,3차원 기능직물이 내재돼 공안에 미세하면서도 초고압의 공기방울들(micro-balloons)이 규칙적으로 배열돼있다.
이 공기방울들이 반발력과 회전력을 높여준다.
골프볼에선 표면에 파인 딤플이 이 공기방울 역할을 한다.
골프볼에 딤플을 없애 매끈하게 만든다면 거리가 뚝 떨어지고 만다.
그만큼 골프의 묘미는 줄어들게 된다.
요컨대 첨단 과학이 축구와 골프의 묘미를 증진시킨 셈이다.
아무도 마이크로 벌룬 이전의 축구와 딤플이 없던 시대의 골프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스포츠과학과 용품개발기술의 진보는 더 박진감넘치고 스피디한 경기를 가능케 하고,그럴수록 사람들은 스포츠에 더 열광하게 될 것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