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식 00' 하는 말이 유행이다. 경제계는 물론 정치판에서도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팀 감독(56)의 리더십을 배우자는 열풍이 거세다. 히딩크의 리더십을 골프에 결부시킨다면 견강부회가 될까. '히딩크식 골프'로 5타를 줄일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히딩크가 맨 먼저 착수한 것이 선수들의 기초체력 강화였다. 유럽선수들과 붙어 이기려면 체력을 단련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 골프도 마찬가지. 처음 배울 때 주마간산격으로 배운 사람들은 일정수준 이상의 스코어를 내기 힘들다. 그립.스탠스.자세 등 기본이 잘 돼 있으면 골프는 견고해진다. 현재의 기량이 가장 중요하다 히딩크는 대표선수를 선발할 때 '공정'을 최우선시했다. 과거에 대표를 했든, 현재 외국 유명클럽에서 활약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오직 현재의 기량과 잠재력을 기준으로 선수를 뽑았다. 골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 70대 초반을 쳤든 어제 싱글핸디캡을 기록했든, 그것은 오늘 라운드와 큰 상관관계가 없다. 과거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중요하다. 단점이 별로 없는 만능플레이어가 되라 히딩크는 선수들에게 '멀티 플레이어'가 되라고 요구했다. 멀티 플레이어가 되려면 기본기가 닦여 있어야 하고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수 있는 응용력도 뒷받침돼 있어야 한다. 골프에서 드라이버샷 아이언샷 퍼트를 모두 잘할 수는 없다. 골프는 실수를 가장 적게 하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법이다. 이는 치명적 단점이 없다는 말과 같다. 정보가 힘이다 히딩크는 상대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치밀한 분석을 했다. 동양의 '지피지기'는 히딩크에게도 유용한 전법이었다. 코스를 알면 스코어도 잘 나오는 법이다. 특히 그린주변의 정보획득은 필수적. 그린주변에서 '다리품'을 좀 팔면 거리, 그린의 굴곡, 장애물 위치 등 많은 정보를 얻을수 있다. 중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히딩크가 처음 한국에 왔을 당시 비난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았다. 그의 목표는 오직 1년6개월 뒤의 월드컵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골프는 하루이틀 치고 그만두는 운동이 아니다. 멀리 보고 계획을 잡아야 한다. 비기너들은 처음 선생의 지도 아래 기본기를 확실히 다져야 한다. 한 스타에 의존하지 말라 히딩크는 '스타'들에 대해 눈길을 주지 않았다. 축구는 단체경기이므로 '팀웍'을 우선시했다. 골프 스코어는 드라이버샷 아이언샷 퍼트, 그리고 마인드게임의 종합적 결과다. 어느 한 부문의 특출난 능력보다는 편차없이 고른 기량을 가진 골퍼가 유리하다. 버디도 좋지만, 트리플보기 이상을 잘 하지 않는 골퍼가 강한 골퍼다. 비전이 명확해야 한다 히딩크의 비전은 분명했다. 1년반 내에 한국축구를 16강에 올려 놓는 것. 비전이 명확했기 때문에 그 한 길을 위해 매진할수 있었다. 골프도 그렇다. 오늘 00타 이내를 치겠다, 이 홀에서는 보기가 목표다, 1년 안에 '싱글 핸디캐퍼'가 되겠다... 구체적 목표와 비전이 있어야 연습이 재미있고 골프가 기다려진다. 부실요인 도려내고 핵심역량에 집중한다 한때 대표팀 에이스였던 K선수는 '튀는 행동'을 했다가 그 자리를 후배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부실 요인을 과감히 제거했던 것. 롱아이언 성공률이 20%도 안되는데 애지중지 갖고 다니는 골퍼들이 많다. 맞지 않는 클럽은 과감히 교체하라.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