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web)과 북(book)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 바프(baf)에는 웹 프로그래머가 한명도 없다. 디자이너만 있다. 그런데도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프로그래머는 없지만 홈페이지에 담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한 디자이너가 훨씬 멋진 사이트를 만들어 준다는 소문 때문이다. 바프가 제작한 사이트를 보면 그 말이 이해가 간다. 해리포터 클럽(www.harrypotterclub.co.kr), VIUM(비움) 브랜드홍보(www.vium.co.kr), 데이콤 빌링사이트(www.mybill.net), 212디자인(www.212.co.kr),일민미술관(www.ilmin.org), 의상설치예술가 이기향 작품소개(www.art-to-wear.pe.kr) 등. 바프가 최근에 만든 사이트들이다. 이나미 바프 실장(대표지만 실장이란 명함을 가지고 다닌다)은 "한국의 인터넷 환경은 인터넷 사이트를 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속도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내용을 어떻게 디자인에 담아 표현하느냐가 관건이다. 기존 관념의 틀을 깨 버렸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바프가 만든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순간 단순한 인터넷 사이트라고 하기보다는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야기보따리를 하나씩 풀어가듯 만든 홈페이지를 클릭하다보면 인터넷 서핑을 멈출 수 없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회사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게 없다. 바프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외주로 해결한다. 그 대신 디렉터 역할을 하는 디자이너가 모든 걸 맡는다. 디자이너는 인터넷 사이트에 담길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스토리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프로그래머가 단순히 기능적인 측면만을 고려해 만든 일반 사이트와는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 계성제지 태평양화학 제일제당 제일기획 암웨이 열림원 등의 사이트도 바프의 손을 거쳤다. 바프의 장점은 북 디자인 경험 덕분이다. 오프라인인 '책' 디자인에서 쌓은 실력이 온라인인 '웹'에서 그대로 발휘되고 있다. 감성이 담긴 인터넷 사이트가 우리 곁에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는 이 실장의 말은 인터넷 시대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 mk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