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CEO市長'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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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민들은 뉴욕시를 '세계의 수도'라고 부른다.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DC지만 뉴욕은 이와 비교할 수 없다는 자부심이다.
지금 세계의 수도를 이끄는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지난 1월 취임 이전까지 공직 경험이 전무했던,맨손으로 세계적인 규모의 경제정보회사를 일궈낸 기업인이었다.
CEO 출신 시장의 '재임 6개월'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도 전임 줄리아니 시장 못지않게 긍정적이다.
블룸버그 시장의 요즘 최대 고민은 교육문제.특히 낙후된 뉴욕시 공교육을 책임지고 맡을 능력있는 교육감을 찾는 일이다.
뉴욕시 공교육은 워낙 질이 떨어지는 탓에 경제적 여유가 조금만 있어도 자녀들을 사립학교에 보내거나,뉴저지 코네티컷 등 인근 교육시설이 좋은 곳으로 이사를 할 정도다.
"내가 시장이 아니라면 이 자리를 맡을 것"이라며 교육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블룸버그 시장은 한 사람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불과 한달 전까지 세계최대 미디어그룹인 AOL타임워너를 이끌었던 제럴드 레빈.능력이 검증된 CEO 출신인데다,5년 전 뉴욕시 브롱스의 태프트고등학교 선생이던 아들이 제자로부터 피살당한 뒤 교육개혁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누구보다 높기 때문이다.
'레빈 교육감'에 대해 교육계에선 반대입장이다.
'기업인들은 교육현실을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여론은 긍정적이다.
자기 돈처럼 여기는 '납세자의 돈'이 아닌 진짜 '남의 돈'을 맡아 운영해온 책임감있는 기업인들만이 생산성 없는 공립학교 시스템을 뜯어고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일부에선 "통신업체 월드컴의 버너스 에버스 전 회장을 문제투성이인 뉴욕시 통신망 책임자로 임명하면 하루아침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요즘 분식회계 파문으로 인력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유명 CEO들을 데려와 뉴욕시를 발전시키게 해달라고 농담섞인 주문을 할 정도다.
뉴욕시에 버금가는 거대도시 서울도 최근 CEO 출신인 이명박 시장이 업무를 시작했다.
CEO 출신이라는 점이 그의 당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지만 'CEO 시장'에 거는 기대는 뉴욕이나 서울이나 마찬가지일 게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