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시장이 달아 오르고 있다. 최근의 홈쇼핑 업체들의 매출 급증은 케이블TV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커지고 있는 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증가하는 만큼 홈쇼핑 시장도 커지는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시설 과잉투자가 거론되는등 왜곡된 지적이 많았지만 이젠 방송의 한 분야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사업자들이 흑자실현을 통해 탄탄한 기반을 형성하고 가입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는등 디지털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케이블TV 시장도 콘텐츠 차별화와 영업력에 따라 흡수.합병되는등 퇴출을 감수해야 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케이블TV는 또 디지털 방송시대를 맞아 위성방송과의 경쟁준비도 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케이블TV사업은 지난 1987년 난시청지역 해소를 목적으로 유선방송관리법을 제정한 것이 첫 출발점이다. 이후 1995년 종합유선방송법이 제정되면서 케이블TV 사업이 국내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3월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서 중계유선사업자(RO)들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전환은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남아있는 RO들은 시청료를 낮게 책정해 SO와 경쟁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SO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다가오는 디지털 위성방송시대에 기존의 중계유선 사업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케이블TV 사업자는 모두 1백12개.케이블TV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도 1백35개에 이른다. 이들이 제공하는 채널수는 1백86개다. 가입자수도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5백83만 가구에서 올해는 6백95만 가구로 13% 늘어날 전망이다. 또 케이블TV용 광케이블을 이용한 인터넷 가입자수도 올해 3백86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매출액(홈쇼핑 매출 제외)도 지난해보다 31.7% 증가한 1조1천7백71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향후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TV는 올 3월 출범한 위성방송과 경쟁해야 한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과 SMTV(공시청 안테나TV)의 허용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위성방송은 가입자 확보에 유리하다는 입장을 내세워 두 조건을 허용해줄 것을 적극 요구하고 있는 반면 케이블TV는 시장위축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 차별성 미흡과 위성수신기 가격부담 등으로 위성방송은 당분간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업체들은 본격적인 디지털 방송시대의 도래에 따른 준비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마무리 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들은 부족한 자금력을 감안,공동으로 디지털방송센터(MDC)를 설립해 디지털방송 준비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전국을 5,6개 권역으로 묶는 광역별 통합작업을 하고 있다. 업계는 디지털 시설비용이 대략 1백20억~1백6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서방송 김영조 대표는 "케이블TV는 위성방송과 달리 양방향 서비스 같은 차별적인 경쟁요소를 갖추고 있어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방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