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는 한국 경제의 주력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힘차게 뻗어 나가려면 대기업그룹의 반도체 및 LCD 메이커들은 물론 장비와 재료를 공급하는 업체도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 동진쎄미켐이 반도체 및 LCD 제조 공정에 필요한 재료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코스닥기업은 특히 플라스틱 첨가물질인 발포제 업체로 출발해 전자분야 재료 회사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동진쎄미켐은 창업 35년째로 세계 발포제 시장의 35%를 차지한 이 분야 '메이저급' 회사다. 반도체 및 LCD 재료분야로는 1980년대 후반 이후 과감하게 투자했다. 그 과실로 반도체 칩 제조공정의 회로 구성에 쓰이는 감광액을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4번째로 개발했다. 이 회사는 경기도 발안에 1995년 반도체 및 LCD용 재료를 생산하는 첨단 공장 및 연구소를 완공했다. 동진쎄미켐의 정용학 부장은 "반도체 및 LCD 분야에선 세대변화 자체가 급속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관련 재료 산업에서도 첨단 기술로 발빠르게 대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실례로 동진쎄미켐은 1기가 D램 이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첨단제품인 ArF감광액을 개발해 놓았으며 양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또 동진쎄미켐은 반도체 다층구조 사이의 절연막을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는 첨단 연마액 26만가지 이상의 색상을 구현할 수 있는 휴대폰 박막액정용 컬러레지스트 IMT-2000 모바일용 컬러필터 레지스트 광반도체용 투명 봉지제(clear compound) 등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LCD 산업 호황으로 국내의 LCD 메이커들이 차세대 라인을 마련하고 있는데 발맞춰 증설에 들어갔다. 여기에 대만에도 반도체 및 LCD 재료 공장을 준공, 조만간 양산체제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해외 시장 공략 준비도 끝낸 셈이다. 동진쎄미켐은 반도체 및 LCD 재료 업체로 변신했지만 기존 '효자 품목'인 발포제 분야에선 해외 진출 전략으로 경쟁력을 보존하고 있다. 지난 1992년부터 인도네시아에 발포제 공장을 세우기 시작했다. 발포제는 기포 발생을 통해 물성을 바꾸어 주는 화학물질로 플라스틱 가공업종에서 많이 소비한다. 최근 동진쎄미켐 인도네시아 공장은 요소를 사용함으로써 생산원가를 기존 일반 공법과 비교해 절반 정도 줄일 수 있는 '뷰렛공법'을 개발했다. 내년 봄 완공을 목표로 뷰렛 공법이 적용되는 새 공장 건설에 착수, 원가 절감으로 발포제 시장의 '강자'가 되겠다는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동진쎄미켐은 지난해 1천5백9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1천8백60억원. 외형성장도 중요하지만 반도체 및 LCD 재료분야의 첨단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매출의 질'을 높여 나가겠다는게 동진쎄미켐의 다짐이다. (02)337-4962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