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190원을 붕괴시킨 뒤 약보합권으로 약간 되올랐다. 전날 급락했던 흐름에서 추가 하락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달러매도(숏)가 편하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미국 달러화 약세가 재개돼 시장의 가장 큰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118엔대에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일단 밤새 전 저점(118.40엔)이 뚫리지 않았으나 추가 하락의 여지는 남아 있으며 115엔까지 지지선을 낮춘 것으로 인식되는 일본 외환당국의 태도가 주목거리다.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앞서 대규모로 축적된 순매수자금 중 일부가 공급되면 낙폭을 키울 수 있다. 정부가 시중 물량을 흡수하면서 개입 여부와 강도를 얼마나 가져갈 지 여부에도 시장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책성으로 추정되는 국책은행들의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54분 현재 전날보다 1.00원 내린 1,290.40원을 기록중이다.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은 달러/엔을 따라 1,193원선에서 주로 거래되며 1,193.50/1,194.5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10원 낮은 1,191.3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1,189.50원까지 낙폭을 확대, 지난 2000년 12월 12일 장중 1183.50원까지 내려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다다랐다. 추가 하락이 제한된 환율은 1,190원을 축으로 상하 소폭 시소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낙폭이 컸던 탓에 개입 우려감이 있어 조심스럽긴 하다"며 "1,190원은 별다른 의미가 없으나 정부에서 시장 마인드를 진정시키려면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이 주식순매수를 잇고 있는 데다 정부 개입이 효과가 있으려면 주식자금 공급분을 흡수해야 한다"며 "오늘 1,185원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으며 위로는 1,195원 이상은 오르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도쿄에서 118.91엔으로 전날 뉴욕 종가에서 오름세를 보이면서 119엔대 등정을 꾀하고 있다. 달러/엔은 밤새 뉴욕에서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이 달러/엔이 115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발언한 영향과 미국 제2의 제약회사인 머크사의 회계부정 의혹, 뉴욕 증시 급락 등으로 118.42엔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0억원, 1억원의 매수우위를 가리키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