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hoi@kistec.or.kr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달 26일 낡고 오래된 현실에 맞지 않는 각급 학교의 학칙을 재정비하고 시대 변화에 맞는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초·중·고교별로 '학교생활규정 예시안'을 만들어 일선학교에 배포했다. 여기에 제시된 '학생 체벌규정'을 둘러싸고 교사와 학생,학부모 사이에 논란이 많다. 체벌에 대해 유럽에서는 그리스·로마시대부터 교육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믿었으며,체벌 도구로 회초리를 널리 사용했다. 19∼20세기에 이르러서는 체벌에 대한 비판·반대론이 일반화돼 많은 나라에서 법률적으로 체벌을 금지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 서당에서 전날 배운 학과를 다음날 책을 덮거나 등지고 앉은 채 배강(背講)을 하는데,이를 못하면 목침 위에 서 훈장으로부터 달초(撻楚) 또는 초달이라고 하는 회초리 매를 맞았다. 우리 옛 어머니들은 산에 가서 싸리나무 회초리를 한 아름씩 잘라다 서당 훈장에게 가져다 바쳤다. 그래서 문장이 뛰어나면 칭찬하는 말로 오십절초(五十折楚)의 대구(對句)니 양백절초(兩百折楚)의 문장이니 했다. 즉 회초리가 50자루,2백자루나 꺾이도록 초달을 받고 익힌 대구(對句)요 문장이라는 뜻이다. 학교체벌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체벌을 합법화하고 있는 영·미형(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파키스탄 싱가포르 등 영국연방제 국가),체벌을 불법화하는 대륙형(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유럽 대륙국가들과 중동 중남미 국가),체벌을 불법화하지는 않지만 금지하는 사회주의형(러시아 중국 등 사회주의 체제를 겪었던 국가)이다. 학교는 '인격(人格)의 도야지(陶冶地)'라 한다. 즉 사람을 만드는 곳이다. 우리의 부모님들이 그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은 출세나 부귀영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감정적인 체벌은 미(美) 심리학자 게르쇼프의 육체적 체벌에 대한 분석에서와 같이 공격적·반사회적인 아이를 만들게 된다. 체벌은 어디까지나 학생들의 잘잘못을 일깨워주는 '사랑의 매'로서 교육적인 기능으로 존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