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떠나라!" 현대카드가 신용카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데 기여한 광고 카피다. 이 카피는 지금에야 "히트작"이란 말을 듣지만 지난 봄철만 해도 "뭐 이렇게 섬뜩한 카피가 있나"란 핀잔을 듣기도 했다. "열심히 일했는데 떠나라니"라고 되묻는 샐러리맨이 적지 않았다. 구조조정의 한파가 채 가시지 않은 탓이었다. 그러나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떠나라'는 카피는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직장인들의 심정을 정확히 꼬집고 있기 때문이다. 이 카피는 이제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유행어가 됐다. 신문이나 잡지에서는 '열심히 한 당신,라'로 변형된 카피가 심심찮게 눈에 띈다. 현대카드 광고는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하는 20대 후반과 30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잡고 있다. 현대카드는 올해 초부터 영화배우 정준호와 장진영을 모델로 두 편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현대카드 최현희 대리는 "'열심히 일한 당신'에게 주유할인이나 무이자할부와 같은 혜택을 제공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광고는 1,2차로 나눠 집행되고 있다. 광고의 특징은 남녀 모델을 각각 주인공으로 내세운 멀티(Multi)스폿이라는 점. 1차 광고는 정준호와 장진영이 땀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클로즈업한 뒤 자연 속으로 휴식을 위해 떠나는 장면과 대비시켜 강한 임팩트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뒀다. '현대카드'를 알리는 데 주력한 1차 광고와 달리 지난 5월부터 집행된 2차 광고에서는 비주얼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각자의 일을 마친 연인이 봄비 속에 만나 어디론가 떠나는 장면을 로맨틱하게 표현했다. 광고를 제작한 웰콤 관계자는 "카메라의 초점을 달리하는 기법으로 전편보다 좀 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영상을 담아냈다"며 "손바닥에 올려진 카드는 현대카드가 소비자의 휴식을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첫 TV광고와 함께 내놓은 [M]카드는 광고를 통한 인지도 상승에 힘입어 단일 상품으로 출시 5개월만에 1백만장 이상 발급되는 실적을 나타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