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해외서 '집안싸움'..경쟁사 비방.계약금 후려치기..피해업체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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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체들이 해외에서 지나친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 업체에 대한 비방이 난무하는 등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 수출이 중국 대만 등지로 집중되면서 국내 게임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경쟁업체에 대한 비방뿐 아니라 계약금을 상용서비스 이후에 받는 조건까지 내세우는 속빈 해외 진출도 마다하지 않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개발사인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중국 서비스업체와 본계약을 앞두고 국내 경쟁 게임사가 비방하는 바람에 계약이 늦어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하더라도 장르가 달라 경쟁할 필요가 없는데 왜 비방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씁쓸해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도 과열경쟁으로 해외 진출과정에서 손해를 본 케이스.이 회사 게임을 단독 서비스하겠다던 대만의 서비스업체가 최근 '나그나로크'제작사인 그라비티와도 계약을 맺은 것이다.
위메이드는 대만 수출계약을 맺은 후에야 그라비티도 이 회사를 통해 서비스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박관호 사장은 "계약 전에는 우리가 단독 서비스업체인 것처럼 얘기했다"며 "대만 서비스를 더이상 늦출 수 없어 참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아예 계약금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해외서비스에 나서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중국 대만 수출계약을 발표한 업체는 무려 10개사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계약금을 받지 않거나 현지 상용서비스 이후에 받는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잇달아 해외수출 계약을 맺자 일단 해외서비스부터 시작하고 보자는 계산이다.
이처럼 속빈 강정식 해외 진출이 늘면서 피해를 보는 업체도 생기고 있다.
온라인게임 '포가튼사가2'의 중국 수출계약을 추진 중인 위자드소프트는 마음에 드는 중국 파트너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우호적인 조건을 제시하던 중국업체들이 해외서비스에 나서는 국내 게임업체가 늘자 계약금과 개런티를 깎으려 든 것.
이 회사는 최근 35만달러의 계약금과 25%의 러닝개런티를 제시한 중국측 서비스업체를 찾아냈다.
이러한 과당경쟁에 대해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진출 게임들이 늘면서 중국,대만 서비스업체들이 오히려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국내업체끼리의 경쟁을 피하고 정상적인 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해외진출에 앞서 국내에서 충분한 상용서비스를 거친 후 진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