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국내 인터넷산업 발전을 위해 미력하나마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이달 초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의 임시주총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놓고 고문으로 물러앉은 이금룡 전 사장(51)은 '인터넷 전도사'의 소임을 계속 맡겠다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은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는 "업계 전반의 사정을 두루 살펴본 뒤 역량을 최대한 펼 수 있는 업체로 옮겨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일자리를 찾고 있는 지금이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을 차분하게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여유를 보였다. 이 전 사장은 지난 5월 말 터져나온 사임 발표 이후 상당수 국내 IT업체들로부터 '러브콜'공세를 받아왔다. '인터넷 경매'라는 비즈니스모델로 옥션을 국내 최대 e마켓플레이스로 성장시켜 놓았고 인터넷산업 발전에도 적잖이 공헌해 왔다는 평가 때문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스톡옵션을 포함,연봉 10억원을 제시했을 정도다. 그는 "KT커머스를 비롯한 전자상거래업체와 제조업 기반의 코스닥등록업체,비상장 IT업체 등 3∼4개사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부부 동반 유럽여행으로 머리를 식힐 계획이다. 20여년의 직장생활 동안 못다한 가장으로서,남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해보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오는 10월3일 이후에는 20만주의 스톡옵션을 5천7백50원에 행사할 수 있어 10억원 안팎의 거액을 챙길 수 있다. 그때까지는 옥션에서 고문으로 지낼 예정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